"트란스니스트리아와 연결통로 만드려 할 것"
지상군 1만 남짓, 전투기도 매각…하루도 못버텨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몰도바 정부가 내년 초 러시아군이 자국을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몰도바 내 친러분리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와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연결해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의 활로를 뚫을 것이란 분석이다.
몰도바 국민들은 확전 우려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동유럽에서도 최빈국으로 알려진 몰도바는 1만명 남짓한 육군 상비군을 보유한데다 주력 전투기는 재정난으로 해외에 대부분 판매한 상태다. 러시아군 침공시 하루나 이틀도 버티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몰도바 정보안보국장 "빠르면 1월, 늦으면 4월 중 러 침공할 것"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루 무스테아타 몰도바 정보안보국(SIS) 국장은 현지 TVR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몰도바 영토를 향해 새로운 공세를 펼 것은 분명하다"며 "문제는 그 시점이 언제인가하는 것으로 빠르면 1월이나 2월, 즉 내년 초에 침공하느냐 아니면 그보다 조금 더 늦은 3월이나 4월에 침공하는냐의 여부"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군은 트란스니스트리아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를 연결하는 통로를 뚫으려 한다"며 "러시아군은 이들 지역을 합병하려 하고 있으며 이것은 실제적이며 매우 높은 위험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 후 몰도바 내에서는 확전 우려가 확산되면서 주민들의 전쟁 공포심이 심화되고 있다. 무스테아타 국장은 발언 직후 다시 성명을 통해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의 상황은 안정적이다"라고 해명발언을 냈지만, 주민들의 공포심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몰도바 동부 국경지대에 위치한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옛 소련의 해체 1년 뒤인 1992년, 내전 과정에서 몰도바로부터 분리됐지만 정식 국가로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군 약 1500여명이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해당 지역에 주둔 중이다. 몰도바에서는 러시아군의 침공이 시작되면 곧바로 트란스니스트리아가 러시아측에 합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재정난에 무방비상태인 몰도바…주력 전투기 대부분 해외 매각
몰도바 안팎에서 러시아 침공에 대한 공포심이 더욱 큰 이유는 몰도바가 우크라이나와 달리 러시아의 침공에 견딜만한 군사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인구 260만 정도의 동유럽 내에서도 최빈국으로 알려진 몰도바는 육군과 공군을 합쳐 약 1만명 남짓한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 1990년대 독립 직후에는 주력 전투기로 옛 소련의 미그(Mig)-29 기종 전투기를 30여대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마저도 재정난으로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대부분 외국에 매각했다.
1997년 미국 정부가 적성국가 무기 연구를 목적으로 구매해간 이후 Mig-29 전투기는 이제 운용조차 하지 않고 있다. 예비군 전력을 모두 포함해도 지상군이 7만명 남짓한 상황이라 러시아가 몰도바 전역에 걸쳐 대규모 침공을 가할 경우, 하루나 이틀 이상 방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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