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만 생중계, 상임위·행감은 깜깜…국민 알권리 외면 지적
의회 측 "공감대 형성 부족, 예산 투입 대비 효과 적을 듯" 해명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광주광역시 남구의회가 의정활동 공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주민들과의 소통 공감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회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를 위한 회의 대부분을 생중계하는 데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면서 ‘깜깜이 회의’에 대한 우려 섞인 의견도 여전하다.
본회의 '본방 사수' 타이밍을 놓치거나 생중계를 하지 않는 회의의 경우에는 최대 수개월 뒤에 올라오는 회의록이나 영상회의록으로 대체해야만 한다.
여러 무대에서 기초의원이 집행부 견제라는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련 정보를 주민들이 쉽게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민의 알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정치 무관심을 키울 수 있는 등 여러 부작용이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의정활동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잃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
타지역의 한 기초의회의 경우 유튜브 생중계를 실시한 이후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고 한다.
정례회·임시회·행감 시즌 의회 건물이 남들이 모두 잠들었을 시간인 새벽 1~2시에도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생중계 카메라가 돌아가다 보니 의원들이 집행부에 수준 미달의 질문을 던져 비웃음을 살 수 없어 '열공 모드'에 들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5개 기초의회 중 유일하게 유튜브 생중계를 하고 있는 광주 북구의회에서도 의원들이 그 전과 다르게 발언 빈도수가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한다.
북구의회 관계자는 "가족과 지인, 유권자들이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과거보다 준비를 많이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광주시의회에 이어 북구의회가 최근 이 같은 라이브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에 다른 기초의회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남구의회의 2023년도 예산서(안)에는 관련 예산이 포함되지 않았다.
생중계 시스템을 완비한 타지역 관계자는 "방송 장비를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약 3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고 말했다.
이는 남구의원에게 책정된 국외 여비 3820만원의 7% 수준인 셈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주민과 스킨십도 늘리고 얼굴 알리기도 가능할 텐데 폐쇄적인 태도를 취하는 원인에 대해서 "특히 초선 의원들이 카메라 앞에 서길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의정 경험이 부족해 혹시라도 공개적으로 망신살을 당할까 봐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남구의회 관계자는 "본회의 생중계를 시작한 지 기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고 의원들 사이에서 전 회의 생중계에 대한 공감대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예산 투입 대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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