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긴축 공포가 지속되며 이번 주(12월 12~18일) 한 때 1만8000달러대를 넘어섰던 대표 가상자산 비트코인 가격이 1만600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글로벌 회계법인 마자르가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등과 거래 중단을 선언한 것도 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다.
18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37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0.38% 오른 1만6744달러(약 2193만원)로 집계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 폭이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의 1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7.1% 상승해 전망치인 7.3%를 밑돌았다. 11월 CPI 상승 폭은 지난해 12월 이후 최소 수치다. 비트코인 가격은 1만8276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거래소 FTX 사태가 본격 시작되기 전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에 대한 공포가 지속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Fed는 지난 14일 이전보다 인상 폭이 줄어든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긴축 속도가 느려졌지만 물가 상승 완화를 위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이 영향을 미쳤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내려가는 증거가 보일 때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직 갈 길이 남았다"고 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등 주요국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면서 긴축 행보를 지속했다.
아울러 마자르가 바이낸스와 크립토닷컴 등 거래소들과 거래 중단을 선언한 것도 악재다. 마자르는 "가상자산 부문의 준비금 증명(proof of reserve) 보고서 작성과 관련한 활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는데 "준비금 증명 보고서가 대중에 이해되는 방식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보고서는 거래소가 고객의 자금 보유 현황을 보여주는데 FTX 사태로 인해 거래소들은 투명성을 입증하고자 했다. 앞서 거래소의 투명성을 입증하는 보고서가 정식 감사가 아니라 거래소 요청에 따라 작성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긴축 공포에 바이낸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지속되자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한 때 1만66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투자 심리도 냉각됐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전날보다 2점 내린 26점(공포)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31점(공포)까지 상승했지만 하락 곡선을 그렸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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