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2023년 수출 전망 조사'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우리나라의 내년 수출이 0.5% 증가에 그쳐 지난 2년간 누렸던 수출 호황이 종료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수출 규모가 큰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전기전자 업종 감소폭이 1.9%에 달할 전망이다.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 '2023년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내년 수출이 올해 대비 0.5%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사는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반도체·일반기계·자동차·석유화학·철강·석유제품·선박·자동차부품·디스플레이·바이오헬스·컴퓨터·이동통신기기 등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 했다. 내년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기전자(-1.9%), ▲석유화학·석유제품(-0.5%), ▲철강(+0.2%), ▲자동차·자동차부품(+0.9%), ▲일반기계·선박(+1.7%), ▲바이오헬스(+3.5%) 등이다.
기업 60.7%는 내년도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수출 감소를 예상한 기업도 39.3%에 달한다.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높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 지속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45.7%),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33.9%), 해상, 항공 물류비 상승 등 물류 애로(10.2%) 등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응답 기업의 53.3%는 내년 수출 채산성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수출 채산성이 악화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28.0%)이 개선을 전망한 기업(18.7%) 보다 많았다. 채산성 악화 전망이 많은 업종은 전기전자(40.7%), 철강(31.3%), 석유화학·석유제품(28.6%), 자동차·부품(26.5%) 순이다. 수출 채산성 악화의 요인으로는 원유, 광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54.7%),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비용 증가(14.3%),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이자비용 상승(11.9%) 등이 꼽혔다.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수출 부진 대응 전략으로 공장운영비·판관비 등 비용절감(35.6%), 채용 축소 등 고용조정(20.3%), 투자 연기 및 축소(15.3%) 등을 검토 중이라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 우선순위로 원자재 수급 관련 세제 지원(38.0%), 수출물류 차질 방지를 위한 지원(24.7%), 공급망 애로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 강화(21.3%) 등을 꼽았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한국경제 성장을 주도해온 수출 증가세가 정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는 원자재 수입 관련 세제 지원 확대, 수출물류 차질 방지 등 우리 기업의 수출 실적 개선을 위한 환경조성에 총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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