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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K-우먼] "여성 청소매니저, 전문직으로 인정받는 환경 만들겠다"

최종수정 2022.12.29 16:45 기사입력 2022.12.15 11:00

워킹맘에게 꼭 필요한 가사도우미 중개
IT 플랫폼 '청소연구소'로 옮겨와
여성의 사회생활 지속 위한 조력자 역할
중년 여성 유연 일자리로서도 가치

편집자주아시아경제는 10월 19일 개최한 ‘2022 여성리더스포럼’에서 국내외 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 가운데 40인을 ‘파워 K-우먼’으로 선정했습니다. 성별·인종·장애·가난 등 온갖 장벽과 경계에 직면해서도 그것에 굴하지 않고 경계를 부수거나 뛰어넘어 새롭고 보편적인 가치를 창출한 여성 리더들입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지친 세상에 위로를 주고, 누군가의 롤모델로 자리 잡아 공동체가 다시 나아갈 힘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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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매니저들이 교육을 받아 전문가로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것이 이 사업을 하게 된 배경 중 하나입니다."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가 힘줘 얘기한 것은 청소매니저의 ‘전문성’이었다. 청소 정도야 누구나 거들면 되는 일이라고 여겼다면 홈클리닝 서비스 플랫폼 ‘청소연구소’는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인 연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워킹맘에게 가사 도우미는 반드시 필요했고 관련 시장을 들여다보니 효율적으로 일하는 전문가로서 청소매니저의 길이 보였다. 여성 일자리의 측면에서 이 길을 바라보는 관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지속하기 위한 조력자로서 청소매니저, 또 하나는 중년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연한 일자리로서 청소매니저다. 워킹맘으로 청소연구소를 이끄는 연 대표는 그 가운데 서 있다.

연 대표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존에도 가사도우미 등 청소매니저와 같은 직업은 있었지만 직업으로 존중받지 못했고 전문성도 인정받기 어려웠다"며 "청소연구소의 서비스는 매니저들의 전문성이 차별화 포인트로, 100% 교육 매뉴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연구소는 기존 가사 도우미 중개 서비스를 IT 플랫폼으로 옮겨와, 고객과 청소매니저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 검색, 예약, 관리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서울과 경기도 대부분 지역과 6대 광역시를 비롯한 주요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전문 교육을 수료한 청소매니저 수는 올해 8만 명을 넘어섰다. 연 대표는 "필수 교육인 입문 교육 이후에는 앱을 통해 지속적으로 동영상 교육이 이뤄지고 전화 교육 등도 병행된다"며 "체계적으로 개인의 전문성 정도에 맞춰 교육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교육의 효과는 고객들의 컴플레인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컴플레인도 통계를 내고 있는데 전체의 1%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이 역시 줄여가고 있는데 80% 정도는 가벼운 내용"이라고 말했다.


전문성의 강화는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로서 청소매니저의 위상도 높인다. 연 대표는 "서비스를 시작한지 6년이 다 됐는데 초기부터 함께하고 있는 매니저의 이탈이 없는 편"이라며 "매니저당 월 100시간 안팎을 일하고 150시간에서 200시간을 일하는 이들도 10%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근무시간을 보면 투잡으로도 가능하고 풀타임으로 일할 수도 있다. 연 대표는 이런 형태가 중장년 여성 생애주기에 맞는 유연한 일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사람들에겐 안정적인 일자리가 근무조건이라면 중장년 여성에겐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고, 또다시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육아를 하고 집안일을 하다 시간을 보낸 주부들에게는 유연한 일자리가 필요하다"며 "1~2년 쉬다가도 다시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드는 게 청소연구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가 경기 성남 판교디지털센터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성남=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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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매니저의 전문성을 내세운 만큼 복지와 보상에 대해서도 연 대표는 고민을 많이 했다. 현재 명절 선물, 월별 보너스, 경조사비, 업무 중 재해 발생 시 치료, 독감 예방주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정규직이 아니면 대출도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대출도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청소매니저의 건강이다. 건강을 해치지 않고 전문가로 일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지속 가능한 근무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연 대표는 "청소매니저들에게 오늘만 일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며 "근무 중에 무리한 업무를 하지 않도록 매뉴얼을 만들었고 건강이나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일들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엔 연 대표의 경험도 배어 있다. 그는 카카오에 재직하면서 신규 사업 아이템으로 홈클리닝 서비스 기획에 참여했다가 이 사업을 카카오가 직접 하지 않기로 하면서 2017년 창업에 나섰다. 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서 이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확신이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오게 했다. 그가 창업 후 허허벌판에서 분투할 때 카카오는 더 큰 회사가 됐지만 당시의 결정을 후회한 적은 없다. 위기가 닥쳐도 불투명한 시장을 바꿔 워킹맘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만든다는 사명감이 그를 버티게 했다.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가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2 여성리더스포럼에서 '챌린지(START UP) 여성 창업가의 현재 그리고 소명'을 주재로 발제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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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연 대표는 서비스를 준비하면서는 직접 가사도우미로 일하기도 했다. 청소매니저 동선을 짜고 교육을 해야 하는데 혹시 가르치는 내용이 비현실적인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평형별로 청소연구소 서비스가 다르게 구성돼 있는 것도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직접 해보니 쓰레기 버리는 것 하나도 헤매기 일쑤였다. 종량제 봉투의 위치, 배출 방식 등을 고객에게 적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바로 적용했다. 연 대표는 "직접 해보니 한계에 부딪혔고 청소매니저들이 현장에서 어려움 없도록 매뉴얼을 잘 구성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소연구소의 청소매니저들 평균 연령은 55세 정도다. 과거와 인식이 많이 달라지면서 최근에는 30~40대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내년에는 청소매니저를 20만 명까지 확보하는 게 생활연구소의 목표다. 전국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청소매니저들도 유연하게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최근 생활연구소가 사무실 청소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청소매니저들이 일할 기회는 더 늘었다. 지난 5월 말 서울 지역을 기반으로 선보인 사무실 청소 서비스는 최근 수원, 인천, 부천 지역까지 확대했다. 전국 광역시로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청소용품도 개발하고 있고 시니어 중심의 서비스도 기획 중이다.


연 대표의 최근 고민은 워킹맘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청소매니저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인 청소매저니만으로는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개인이 외국인 일손을 구하면서 비자나 여권 등을 일일이 다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교육과 관리를 중점적으로 하고 책임질 수 있는 회사가 필요한 이유라고 연 대표는 말했다. 청소연구소에선 현재 20% 정도 중국 동포들이 일하고 있다. 연 대표는 "출산율이 사회적 문제인데 가사를 도와줄 수 있는 환경이 되려면 일손이 많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여성이 조직의 의사결정에 많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각을 반영한다면 세대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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