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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찬성하냐, 반대하냐가 핵심이 아니다"…김종민의 정치개혁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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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대선 패배 후 민주당 의원 '반성과 혁신' 릴레이 토론회
김종민 "민주당 문제 이재명 대표만으로 볼 수 없어"
"이재명 대표 정치를 개혁하느냐로 평가 받아야"
"문재인 정부가 실패했다는 것, 동의하지 않아"
'반성과 혁신' 실천적 개혁 앞장설 것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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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대통령 선거에 이어 지방선거마저 패한 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수십 명의 의원이 참여해 ‘반성과 혁신’ 연속 토론회를 열었다.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을 논의한 시즌 1(7월19일~8월16일)에는 27명, 한국 정치의 개혁에 관한 시즌 2(9월14일~11월29일)에는 36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아침 또는 점심을 샌드위치로 때워가며 의원들은 민주당 더 나아가 한국 정치의 개혁 방안 등에 대해 ‘박 터지게’ 토론했다. 하지만 이런 개혁의 목소리는 ‘비명(비이재명)계’ 토론회로 치부된 채, 개혁의 방향과 주장은 외면받았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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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를 이끌었던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몇 달씩 이어진 토론을 ‘비명계’의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민주당이 갈 길과 우리 정치를 바꾸는 길에 대해 논의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이 대표를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는 핵심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문제를 '기승전 이재명' 식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반성과 혁신’이 마주한 숙제는 이 대표 한 명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선 더 깊은 고민이었고, 보다 실천적인 행동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성과 혁신 토론회 좌장을 맡았던 김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정치가 가진 문제점과 극복 방안, 선거제도 등 정치개혁 과제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무엇을 했어야 한다고 보나.

윤 대통령이나, 이 대표나 정치에 대한 불신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했어야 했다. 저는 (이 대표 출마에) 반대했지만, 이 대표는 당 대표가 됐다. 절차를 거쳐서 됐다면 내려와라, 그만둬라라고 할 수는 없고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다만 민심의 방향에 승복한다면 정치개혁, 정치불신을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노력을 했어야 했다. 윤 대통령도 그런 것 없이 내 소신대로 하겠다며 독선과 독주의 길을 가고, 이 대표도 반성 없이 대결의 정치, 반사 이익의 정치에 안주하고 있다. 이러면 저는 미래가 없다고 본다. 단순히 민주당의 반성이 아니라 정치권 전체의 고민이다. ‘변화와 혁신’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반성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호소를 하려고 만든 것이다.

토론회가 이어졌지만 의미 있는 변화는 안 보였다.

토론회 몇 번 한다고 성과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이런 목소리를 더 크게 내고 끈질기게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라는 것은 승패가 갈리는 탓에 당장 이기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저는 선거가 1년 정도 남았으니 우리 정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본다. 이기는 데만 매몰되고 반성하고 체력을 보강하는 이들을 소홀히 하면 다음 경기의 미래는 없어진다.

향후 반성과 혁신의 계획은 무엇인가.

1월, 2월에 실천적인 얘기들을 더 모아보려고 한다. 정말 우리가 반성하고 혁신하려면 실천이 중요하다. 시즌 1, 2 토론회에서 논의됐던 내용들에 대해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책으로 정리해 공유한 뒤, 제도 개선이나 당내 목소리 더 나아가 입법 추진 등 방안을 찾아갈 것이다. 무엇보다 선거제 개혁이나 개헌, 정당 개혁, 국회 운영의 개혁 등 우리가 얘기해왔던 것들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어떤 목표를 정해 입법을 한다든지 논의들을 모아갈 필요가 있다.

정치개혁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승자독식 체계를 바꿔야 된다. 그다음에 정당의 변화가 필요하다. 선거제 개혁이나 국회 개혁의 최우선은 바뀌어야 한다. 그다음은 윤석열 정부가 독선과 독주에서 국민을 통합시키는 통합의 리더십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 다음은 정당이 바뀌어야 한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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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개혁의 방향은 어떤 것인가

당원들이 온라인을 통해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유튜브 등을 통해 강경 목소리만 대응하니까 상당히 많은 국민들이 정당에 대해 불신을 하게 되고, 마음이 떠나간다. 양쪽 강경 세력들만 정당에 참여하는 양상이 되고 있다. 지금 같은 참여가 과연 민주주의에 맞는 것인가? 국민 다수의 의견을 통합하는 과정이 아닌 극단적인 혐오나 적대, 증오만 부추기는 것 아닌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놓는 것이 정당의 개혁이다. 일반 국민이나 당원의 참여가 활성화되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참여의 형태가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증오나 적대의 참여만 강화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 길이 아니다. 참여 에너지가 더 건강하고 성과 있게 모아내는 길을 찾는 게 정당의 가장 큰 고민이다. 지금은 양극단의 목소리에 100만명이 모이는 상황이다. 각자 목소리를 내되 서로 다르지만 공존하며 하나의 결론을 낼 수 있는 길로 가야 한다. 극우나 특정 유튜버처럼 앞장 서 있는 사람에 의해 주도되는 것이 과연 우리가 원하는 민주주의인지가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숙제다. 다른 얘기를 해도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한다.

국회 운영도 비슷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정당도 바뀌어야 한다. 정당 내부가 다양한 주장이 펼쳐지고 다수고 소수를 존중하고, 소수는 다수에 승복하는 문화가 내려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론이라는 의사결정을 취하는 것은 최대한 자제되어야 한다. 국회라는 것은 헌법적으로 각각의 국민의 대표로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자는 것이다. 다양한 의견을 빨간 당과 파란 당이 결정 짓는 것 민주공화국과 의회가 갖고있는 중재의 의미를 벗어나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당론을 정하더라도 가능한한 다양하게 판단해 다양한 민심이 국회라는 용광로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줘야 한다. 한두가지 의견만 내고 나머지는 다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오히려 정당이 민주주의를 막는 것이 될 것이다.

반성과 혁신 토론회를 비명계 모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민주당의 모든 문제를 이 대표 중심으로 보는 것이다. 천동설, 아니 ‘명동설’이다. 이 대표는 임기 2년의 당대표다. 민주당의 문제는 이 대표 문제 말고도 여러 개 있다. 이 대표가 그러한 문제를 본인이 풀겠다고 출마를 한 것이다. (전대 출마에 반대한) 다른 사람들은 이 대표가 (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반대한 것이다. 쟁점은 이 하나였다. 그런데 이미 전당대회가 끝났으니 쟁점은 끝났다. 그럼 이 대표가 과연 그런 변화에 앞장서 정치를 바꾸고 있느냐가 지금 쟁점이다. 이 문제는, 이 문제대로 얘기하며 토론하는 것이다. 다만 변화와 혁신 토론회에 모은 사람들이 이 대표에 찬성하냐, 아니냐는 핵심이 아니다. 민주당이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우리 정치가 바뀌려면 어떤 반성을 하고 혁신을 해야 하는지가 토론의 주요 주제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지만 친명, 비명 이런 기준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무엇이 문제였나

‘문재인 정부가 실패했다, 반성해야 한다’ 이런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잘한 것에 대해서는 칭찬하고 잘못한 것은 우리가 냉정하게 반성하고 변화해야 한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정치를 못 바꿨다’는 점이다. 최저임금에서부터 조국 사태, 검찰 개혁, 예산이나 기획재정부 (개혁) 등 중요한 이슈들을 다 돌아보면 좀 더 민주적으로 운영됐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대통령과 대통령 참모, 당에서는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결정을 했지만 의원들은 더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다양한 의견을 따랐다면 문재인 정부가 훨씬 더 성공을 했을 것이다. 최저임금이나 검찰개혁 등에서 의원들이 토론을 통해 의견이 모이고, 현장의 생각이 담겼어야 했다. 이런 게 작동되지 않아서 다수 의원이나, 국민 목소리와 거리가 있는 결정들이 내려졌다. 평가하자면 여러 사안에서 정말 의원들이 중심이 돼서 현장과 소통해 민주적으로 했다면, 더 좋은 방향으로 풀렸다고 본다.

대선, 지방선거 패배 후 반성과 혁신 토론회가 시작됐다. 왜 이런 토론회가 열렸나.

지난 대선은 국민들이 정치에 대하 얼마나 큰 불신을 보여줬는지 보여줬다.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대표는 정당에서 중심적으로 활동했던 분이 아니다. 이 두 사람이 양대 정당 대선후보가 됐고,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을 치렀다는 것은 국민의 가진 실망감을 보여준 사건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 이후 5개월이 지났지만 독선과 독주의 프레임에 빠졌고, 이 대표는 ‘정치를 바꾸고 희생, 헌신하는 방법’이라며 본인이 국회의원이 되고 당대표가 되는 방법을 선택했다. 여기서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마음이 떠나고 불신이 높아졌다. 물론 윤석열 정부가 싫으니 반사하는 부분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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