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위스키, 투자처로 각광
소장 가치·희소성에 투자 수익 높아
수억 호가해도 바로 판매…공병도 거래
인기 위스키 품귀현상도…오픈런까지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서울 강동구에 사는 직장인 오정호씨(38·남)는 최근 위스키 투자에 관심이 생겼다. 지인이 약 10년 전부터 모으던 일본 위스키 브랜드의 스페셜 에디션 제품이 400% 가까이 오른 것을 보고 나서다. 평소 술을 즐기지 않는 오씨지만 수집품 개념으로 희귀한 위스키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구매 정보를 얻고자 위스키 관련 커뮤니티와 오픈 채팅방에도 들어갔고, 공부도 하고 있다. 오씨는 "여러 유명 브랜드를 알아가며 가격이 오를 위스키를 선별해보는 재미도 있다"면서 "진열장에 위스키가 채워질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소장할수록 가치 올라…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는 위스키
위스키가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 폭이 작은 데다가 소장할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국내에서도 인기 위스키를 중심으로 '오픈런'이 이어지고 있고 위스키를 다 먹고 난 공병마저 재테크 대상이 되는 추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악화 흐름 속에서도 위스키 재테크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중이다. 영국 부동산컨설팅 회사 나이트프랭크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럭셔리 인베스트먼트 인덱스(Luxury Investment Index 2022)'를 보면 자동차, 와인, 시계 등 여러 사치품 가운데 지난 10년간 희귀 위스키의 가치는 428% 뛰어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데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희소성이 더해져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인기의 이유다. 한정판의 경우 이런 이유로 오래 보유할수록 투자 수익도 높아진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2019년엔 국내 최초 위스키 공식 경매에서 '맥캘란 72년 제네시스 디캔터'가 1억5500만원에 낙찰됐고 지난해 10월엔 '발베니 DCS 컴펜디움' 25병이 5억원에 낙찰됐다. 아영FBC는 지난 10월 고든앤 맥페일의 72년산 싱글몰트 위스키 ‘밀튼1949’과 엘리자베스 여왕의 생전 즉위 70년을 기념하기 위해 생산한 ‘플래티넘 쥬빌리’를 5병 미만으로 입고했는데 각각 가격이 1억원과 8000만원대에 이르지만, 구매자가 나타났다. 명품이나 미술품 위주의 수집품 조각 투자 플랫폼에서조차 희귀 위스키가 나오면 수 분 만에 투자자 모집이 마감될 정도다.
위스키 수입액 2019억·전년比 33.9%↑…2015년 이후 최대치
위스키 시장이 점차 확대되면서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20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9% 증가했다. 2015년 이후 최대치다. 올 상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62% 증가한 1620억 원을 기록했다. 홈술 영향과 술 소비 트렌드 변화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세계 위스키 시장 역시 점차 커지는 추세로 올해 809억달러에서 연평균 12.4% 성장해 2032년까지 5503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물류난이 벌어지면서 위스키 품귀 현상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일부 인기 위스키는 품귀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명품백을 사는 것처럼 오픈런 현상마저 생겨났고 인기 있는 위스키가 입고되자마자 동이 나는 것도 흔해졌다. 위스키 공병마저 투자처가 되고 있다. 브랜드와 연산에 따라 병 가격만 1만원에서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는 생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데다가 변질 우려가 없고 오히려 향이 더 깊어지는 특성 때문에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프리미엄 위스키를 찾는 수요가 확대되고 소장 가치가 커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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