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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장원 급제한 듯" 환경미화원 합격 파티…伊청년실업의 현실

최종수정 2022.12.07 15:43 기사입력 2022.12.07 15:00

실업률 높아지며 52대1 경쟁률 바늘구멍

5일(현지시간) 나폴리 누오보성에서 열린 환경미화원 채용시험 합격자 축하행사가 진행됐다. 사진=가에타노 만프레디 나폴리 시장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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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부유한 이탈리아 북부와 달리 남부는 여전히 실업률이 높은 가운데 나폴리에서 실업의 심각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이벤트가 열렸다.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나폴리 중심부에 있는 누오보성에서 환경미화원 채용시험 합격자 200명을 위한 축하 행사가 개최됐다. 이번 공개채용에는 500명 모집에 2만 6112명이 지원해 52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추가 합격자 300명은 내년 4월 발표될 예정이다.

나폴리 당국은 '바늘구멍'을 뚫은 이들을 위해 나폴리에서 가장 핵심적인 건축물이자 랜드마크 중 하나인 누오보성에서 축하 행사를 진행했다. 가에타노 만프레디 나폴리 시장이 직접 축사를 했고, 주황색 형광 조끼를 챙겨입은 합격자들에게 합격 증서를 전달했다.


안사 통신은 "합격자들은 함께 온 부모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과거 고된 직업의 대명사로 꼽혔던 환경미화원은 경제불황의 그늘 속에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그 인기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높은 실업률이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로 고착된 나폴리에서는 정년과 안정된 소득이 보장되는 환경미화원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합격한 나폴리 환경미화원 200명 중에는 대학 졸업자가 12명이며, 최연소 합격자는 19세였다.

이탈리아 국가통계청(ISTAT)에 따르면 나폴리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실업률은 2021년 기준 37.4%에 이른다. 이 중 25∼34세 청년 실업률은 38.4%를 기록했다. 한참 일해야 할 나이인 청년 5명 중 2명은 실업 상태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나폴리의 실제 실업률은 공식 통계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로마를 중심으로 남과 북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공업이 발달한 북부에 비해 낙농업 중심의 남부는 소득 격차가 극심한 편이다. 특히 로마를 중심으로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깨끗한 거리와 화려한 집을 즐비하다. 반면 로마를 벗어나 남쪽으로 내려가면 거리는 지저분해지고 낡고 오래된 집들이 많다.


도시의 외관부터 다른 남과 북은 이탈리아의 경제 양극화에 대한 문제를 드러낸다. 이를 이탈리아에서는 공식적으로 '남부 문제'(Questione Meridionale)라 부른다.


이 남부 문제를 해결을 위해 이탈리아 정부는 50여년 가까이 노력했지만, 남북의 경제 양극화는 구조적으로 굳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는 북부대로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남부 지역을 먹여 살리고 있다'고 불만이다. 반면 남부는 남부대로 정부의 지원 없이는 현 소득 수준도 유지하기 힘든 악순환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환경미화원 합격 축하 행사가 열릴 정도로 나폴리를 비롯한 남부에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행사가 이탈리아 남부의 열악한 경제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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