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강력 대응하겠다"...무력 도발 가능성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영국이 대중 강경노선을 예고한 데 이어 영국 의회 의원들이 대만을 찾았다.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행에 이어 미국, 프랑스·독일 등 유럽 국가 의회 관계자들도 줄줄이 대만을 찾고 있다.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강력 대응을 선언했다.
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달 29일 대만을 찾아 쑤전창 행정원장을 만났다. 2일엔 차이잉원 총통과의 면담이 예정돼 있다.
영국 측은 이번 방문이 인도·태평양 지역 외교정책을 점검하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대만 지지 방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영국 외교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점증하는 중국의 위협과 국내외 문제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영국 의회 의원들의 이번 방문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취임 후 첫 주요 외교정책 연설에서 대중 강경노선을 예고한 직후 나온 것이다. 수낵 총리는 지난달 28일 연설에서 "무역이 사회·정치적 개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과 함께 중국과의 소위 황금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영국의 가치와 이익에 대한) 체계적 도전"이라고 자칭하고 "이러한 도전 앞에서는 단기적인 태도나 희망적인 생각은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우리의 접근법에서 진화적인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을 더 이상 경제협력의 대상이 아닌 잠재적 위협으로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즉각 반발했다. 주영 중국대사관은 영국 의원들의 대만 방문은 중국 내정에 관한 총체적 간섭이며 중국의 이익을 훼손하는 어떤 것에도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중국대사관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의 확고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국 의원들이 대만을 방문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대만 독립 추구 세력에게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중국이 자국 내에서 발생한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를 취재하던 BBC 기자를 폭행한 사건을 계기로 갈등이 표면화됐다. 지난달 27일 에드 로런스 기자가 상하이에서 취재 도중 공안에 붙잡혀 수갑에 채워진 채 연행됐으며, 갇혀있는 동안 구타를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BBC 기자가 자신이 기자라고 밝히지 않았고, 기자증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중국 경찰의 신분 확인 요구를 거부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앞서 이달 초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결성된 '대중국 의회 간 연합체'(IPAC) 대표단이 1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대표단에는 영국을 비롯해 독일, 벨기에, 체코, 네덜란드, 코소보, 우크라이나 의원들이 포함됐다. 지난 8월에는 미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서 중국이 무력대응에 나서는 등 전운이 고조됐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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