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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만난 바이든 "인플레 감축법에 결함 있어…조정할 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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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 등 동맹국들의 반발을 고려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을 조정할 수 있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해당 법안을 강경하게 비판하며 이른바 '대서양 동맹' 균열이 우려되자, 즉각 한발 물러난 것이다.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기후변화, 경제, 에너지 대응까지 광범위한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바이든 "인프라 감축법 논의…EU 배제 의도 아냐"

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마크롱 대통령과 인플레 감축법에 대해 자세히 논의했다"며 "(유럽 기업들을) 배제하려는 의도는 결코 아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플레 감축법 등의 입법에 대해 "미국은 사과하지 않는다. 나 역시 사과하지 않는다"면서도 법안 내에 수정해야 할 몇 가지 "결함들(glitches)"이 있다고 인정했다. 또한 유럽연합(EU)과의 논의를 통해 입장차를 "조정"해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계속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지만, 유럽을 희생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두 정상이 "인플레 감축법과 산업정책들을 보다 광범위하게 재동기화(resynchronize)하는 데 동의했다"고 확인했다. 이는 앞서 마크롱 대통령이 인플레 감축법을 비판하며 요구한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조업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한 미국과 유럽의 노력이 "강력하게 통합"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방침은 기자회견 직후 공개된 공동성명에도 짧게 담겼다. 성명서는 "두 정상은 상호 이익이 되는 방식을 통해 청정에너지 및 기후에 대한 미·유럽연합(EU)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도록 인플레 감축법에 대한 미·EU 태스크포스(TF)의 활동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앞서 마크롱 대통령이 인플레 감축법을 비롯한 바이든 행정부의 일부 이니셔티브가 유럽기업을 희생시키면서 미국 산업을 부양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전날 미 의회를 찾은 마크롱 대통령은 북미산 전기차에만 지원금을 한정한 인플레 감축법에 대해 "프랑스 업계에 아주 공격적"이라며 "미국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 문제는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플레 감축법을 둘러싸고 EU를 비롯한 동맹국의 불만이 높아지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에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당장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기술 패권 굴기,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등 국제 현안들에 함께 발맞춰왔던 동맹국들이 돌아서며 균열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미세한 조정방안"에 그쳤다는 점에서 법 개정을 시사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경우 유럽을 비롯한 동맹국들의 주장이 어느 정도 반영될 지 한계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세금 공제를 지원하는 인플레 감축법은 그 대상을 북미산으로만 한정한 것이 골자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채굴 또는 가공해야 하고, 배터리 부품의 50% 이상을 북미산으로 써야 한다는 단서가 붙였다. 이에 따라 EU, 일본, 한국산 전기차는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고 이로 인해 수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한국 정부 역시 보조금 차별이 한미 FTA와 세계무역기구(WTO)의 내국민 대우 및 최혜국 대우 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크다고 보고 이미 여러 차례 우려를 전달한 상태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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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범죄" 푸틴 규탄…"끝낼 의지 있다면 대화할 수 있어"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강하게 규탄하면서도, 전쟁을 끝낼 의지가 있다면 동맹국과 함께 대화할 의향이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당장 회담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실제로 전쟁을 끝낼 방법을 찾고 있는데 관심이 있다면" 대화를 할 수 있다면서 "만약 그렇다면 프랑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친구들과 상의해 푸틴 대통령이 뭘 원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회담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우리의 가치"에 대한 것이라고 영어로 말했다. 그는 "이러한 원칙의 존중을 포기한다면 이 세상에 안정은 없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도 강화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인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타협을 하도록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날 두 정상은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법 침략 전쟁이자 전쟁 범죄로 규정하며 강하게 규탄했다. 성명서는 "민간인과 민간 기반시설을 의도적으로 표적으로 삼는 것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면서 "우크라이나 주권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 병합 시도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경제, 기후변화, 우주, 에너지 정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도 규탄했다. 두 정상은 "올해 북한의 전례 없는 수의 불법적인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이는 복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에 위협을 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인도 태평양지역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 이들은 "인권 등 국제질서에 대한 중국의 도전에 대응해 우려를 조율하고, 기후변화와 같은 중요 글로벌이슈에서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며 "대만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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