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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소비자물가 상승세 17개월만에 꺾여…ECB 금리인상 속도 늦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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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CPI 10%…에너지 가격 급등세 주춤 영향
근원물가지수는 여전히 상승세…"내년까지 안심 어려워"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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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온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7개월 만에 둔화했다. 에너지 공급 위기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낙관적 전망에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3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11월 CPI가 전년 같은 달 대비 10.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0.4%를 하회한 수치다. 1997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전달 10.6%에 비하면 0.6%포인트(P) 하락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세 둔화가 전체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렸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달 유로존의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1.9% 상승했으나 11월에는 34.9% 오르는 데 그쳤다.


국가별로는 네덜란드의 물가상승률이 10월 16.8%에서 11월 11.2%로 가장 크게 둔화했다. 프랑스도 지난달과 같이 물가가 7.1% 상승하는 데 그쳤고, 독일은 10월 11.6%에서 11월 11.3%로, 스페인은 10월 7.3%에서 11월 6.6%로 각각 둔화했다.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지났다는 해석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내달 15일 예정된 ECB의 통화정책 회의로 쏠리고 있다.

ECB가 금리 인상의 핵심 지표로 삼아온 CPI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내달 0.5%P로 금리 인상 폭을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ECB는 지난 9월과 10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바 있다.


ING은행 이코노미스트 버트 콜린은 주요 외신에 "현제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ECB가 다음 달 0.5%P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의 자이언트스텝을 통해 물가상승 완화에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CNBC도 "시장 참가자들은 12월 ECB가 0.5%P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강하게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신선식품과 원자재 등 가격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유로존의 근원물가지수는 오히려 전년 동월 대비 6.6% 오르며 10월 6.4% 대비 상승했기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가 여전히 꺾이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키르스토프 베일 코메르츠방크의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는)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며 "내년 중반까지 물가에 대한 근본 상승압력은 줄어들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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