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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유통기한'…소비기한 표시제 놓고 유통家 반응 양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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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폐기 막고 환경 보호 긍정적"
"크게 바뀌지 않을 것…품질 이슈 우려"
유통단계·소비자도 보관 방법 준수해야

사라지는 '유통기한'…소비기한 표시제 놓고 유통家 반응 양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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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내년부터 시행되는 소비기한 표시제를 둘러싸고 업계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분위기다. 판매 기한이 늘어남에 따라 재고 관리가 용이하게 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제품 변질 등 클레임(항의) 증가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대체로 당장 큰 변화가 있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소비기한 표시제와 관련해 업계는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 등 유통 채널에선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가 크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재고 관리가 수월해지는 면이 있어 긍정적인 반응도 있으나 소비기한 설정 초기에는 상품 변질 클레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음료업계는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와 제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양분되는 상황이다. 우선 제도 도입 취지대로 소비자에게 소비 가능한 시점의 정보를 제공해 혼란을 방지하고, 섭취가 가능한 기한을 명시한다는 의미가 크다. 또 제도가 정착될 경우 유통기한이 짧은 제품들이 무분별하게 폐기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어 환경 보전에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 역시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절감하는 셈이라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반면 대부분의 업체가 도입 초기에는 기존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표기만 바꾸고 기간은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인데다가 소비기한이 늘어날 경우 제품의 품질이나 맛이 변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도입 초기엔 소극적으로 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주된 의견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은 제품군별로 품질 변화 등이 없는 지를 확인한 뒤 순차적으로 소비기한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판매 기한이 늘어나더라도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는 큰 변화가 없어 가격이나 재고 측면에서도 달라지는 점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 안전에 문제가 없을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제도 시행과 함께 제품 품질에 문제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는 중"이라면서 "다만 표기가 소비기한으로 변경되더라도 현재의 유통기한보다 절대적인 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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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미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바꿔 표기하고 있는 곳들도 있다. SPC그룹은 올해 상반기부터 카스테라, 식빵 등 SPC삼립이 생산하는 대부분의 제품에 소비기한 표기를 시범적으로 진행 중이다. 식약처 권고에 따라 소비기한을 선적용하는 제품을 홈페이지에도 공지하고 있다. SPC는 소비자들이 소비기한 표시제를 잘 인식할 수 있도록 광고와 마케팅에도 소비기한 표시제 반영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도 ‘고메 거멍 모짜체다치즈 핫도그’ 등 빵류와 ‘비비고 특설렁탕’ 등 국물요리류의 신제품을 위주로 소비기한 표기를 이미 시행중이다.


소비기한 표기로 보관일이 늘어났는데 기간 내에 제품이 변질될 경우 이로 인한 클레임이 늘어나는 것도 기업 입장에선 걱정거리다. 유통·소비단계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기준 온도를 준수해 보관해야 변질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차질없이 도입할 수 있도록 브랜드 별로는 기한 변경에 따른 맛·품질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지 점검 중"이라며 "다만 소비기한 적용 제품이 냉장이나 냉동인 경우 유통단계 또는 가정에서 비의도적으로 보관온도가 지켜지지 않아 품질 변화가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그동안 소비자가 섭취할 수 있는 기간이 남았음에도 유통기한이 곧 폐기해야 하는 날로 인식돼 음식물이 폐기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소비기한 도입으로 이런 부분은 해결될 전망"이라면서도 "유통과정에서 변질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라 제도 정착을 위해서 영세업체나 소규모 업체 등을 중심으로 유통업계 전반에서 냉장 상황 등 유통 구조를 선제적으로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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