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카드사들의 주 수익원으로 떠오른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사업이 뒷걸음질하고 있다.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더해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대출 수요가 급감하고 있어서다.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10월 말 기준 카드론 취급액은 총 37조35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47조5981억원) 대비 약 21.5%(약 10조2000억원) 감소한 수치다.
카드론 취급액이 급감한 일차적인 이유론 올해부터 적용된 DSR 규제가 꼽힌다. 차주 단위 DSR에 카드론이 포함되면서 대출이 있는 차주의 경우 새로 카드론을 대출받을 수 있는 여력이 크게 줄어서다. 또 카드사를 포함한 제2금융권의 DSR 규제는 50%로 낮아졌다.
카드론 금리가 오름세로 전환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에도 상반기엔 1월 13.66%, 2월 13.54%, 3월 13.26%, 4월 12.98%, 5월 12.97%, 6월 12.92%, 7월 12.87%로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연초부터 대출 수요가 줄어들면서 각 카드사가 조정 금리를 통해 대출 금리를 낮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카드론 금리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8월 13.22%로 반등한 카드론 평균 금리는 10월 말 기준 13.92%까지 오르며 연초 수준을 뛰어넘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지난해 저금리 국면에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했지만 이젠 차환금리가 뛰어오르면서 낮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여신금융채 AA+등급(신한·삼성·KB국민카드) 3년물 금리는 5.823%로 연초(2.420%) 대비 3.4%포인트 이상 급등한 상태다.
업계선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다. 조달비용 상승에 더해 수익원인 카드론 사업까지 휘청이면서다. 한국신용평가가 10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분기까지 기준금리가 추가 1%p 인상될 경우 카드사의 이자 비용 증가 규모는 81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이는 카드업계 최근 3개년 평균 손익의 29.7%에 육박한다. 이에 따른 카드 업계의 세전이익 규모는 올해 2조5900억원에서 내년 1조9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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