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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사고 방지? 논란의 인천대교 드럼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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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교, 투신 잇따르자 4000만원 들여 드럼통 1500개 설치
갓길에 차 세울 수 있고 드럼통 탓에 2차 안전사고 우려
50억~70억 드는 추락 방지망 설치가 대안으로 떠올라

인천시 중구 인천대교 갓길에 주정차 방지용 드럼통이 설치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천시 중구 인천대교 갓길에 주정차 방지용 드럼통이 설치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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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화영 인턴기자] 국내에서 가장 긴 교량인 인천대교에서 투신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인천대교 측은 갓길 주차가 어렵도록 드럼통 수천개를 설치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오히려 사고 위험이 더 크고 실효성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대교 측은 통계상 투신 빈도가 높은 사장교와 접속교 사이 갓길에 4000만원을 들여 1500개의 플라스틱 드럼통을 설치했다. 전체 21.4km 구간 중 양방향 각 3km 구간에 5m 간격으로 놓인 드럼통은 모두 줄로 묶여있어 해당 구간에는 주차하기 어렵다.

해당 드럼통은 차량이 안전지대나 폭이 넓은 갓길에 주차하지 못하도록 해 운전자가 바다로 뛰어내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막으려는 의도로 설치했다. 어두운 밤에도 운전자 눈에 잘 보이도록 발광다이오드(LED) 안전표시등을 부착했다.


그러나 일부 구간에만 설치된 드럼통이 투신 예방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대교에서 발생하는 투신 사고는 통상적으로 갓길에 차량을 주차한 후 발생하기 때문에 주차 자체를 막으려는 취지지만, 드럼통이 없는 바로 옆 갓길에는 차량을 쉽게 댈 수 있고 드럼통 사이로 대교 난간 쪽에 다가가는 것도 가능하다.


또 '갓길 주정차 금지'나 '폐쇄회로(CC)TV 촬영 중'이라는 경고 문구가 대교 곳곳에 설치돼 있었지만, 드럼통 바로 옆에 차를 세워도 별다른 제재가 없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비상 상황에 대비한 갓길에 드럼통을 놓을 경우 2차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영종 지역 커뮤니티에는 "차가 고장 나 인천대교 갓길에 정차한 경험이 있는데 대비책이 있는 거냐" "차량을 댈 공간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닌데 드럼통으로 투신을 어떻게 막느냐" 등의 글이 달렸다.

인천대교 측은 교량 안전성과 예산 문제로 추가적인 안전시설 설치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추락 방지망 설치'가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꼽히지만 예산 50억~70억원이 필요하다. 또 바람에 의한 진동 정도를 확인하는 풍동 실험으로 교량 안전성도 확인해야 한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히려 드럼통이 교통사고 위험을 가중해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추락 방지 시설물 설치 등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성영 인천시의원도 지난 21일 허석곤 인천 소방본부장이 출석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갓길은 안전지대"라면서 "주차가 어렵게 갓길을 드럼통으로 막은 게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허 본부장은 "효과성에 대해 관련 기관이 검토하는 절차가 있을 때 개선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마포대교는 기존 1.5m 높이 난간 위에 1m 높이 롤러식 난간을 추가로 설치한 뒤 투신 시도가 26.5% 감소했다. 창원 마창대교도 추락 방지 시설을 설치한 이후 투신 시도 건수가 절반 넘게 줄어든 바 있다.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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