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발트국가 20달러 요구
그리스·몰타, 70달러 이하 반대
다음달 5일 전 협상 타결 전망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을 논의 중인 가운데 각국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23일(현지시간) EU 집행부가 원유 가격 상한선을 배럴당 65~75달러로 제한할 것을 제안했으나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등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 국가들이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상한액을 원유 생산 원가에 가까운 20달러 선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그리스와 몰타 등 해운업종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원유 가격이 70달러 이하로 내려가는 것을 원치 않는 상황이다. 협상에 따라 가격 상한선이 결정되면 G7과 EU는 이를 넘어선 가격으로 수출되는 원유에는 운송과 보험 등 서비스 제공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해당 국가들은 가격 상한선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될 경우 보험을 적용받지 못해 수익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EU대사들이 24일 오후 가격 상한액 협상을 위한 추가 회담을 할 예정이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날까지 논의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EU 각국에 과도한 불이익을 주는 것을 피하면서 이상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으로 협의를 이행할 방법을 찾고 있다"며 협상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가격상한을 주장하는 국가의 고위 정부 관계자 역시 "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가 시행되는 다음달 5일 이전에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65달러 선에서 가격이 논의되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협상국들이 해당 가격 상한액 수준으로는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가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원유 추출 비용은 현재 배럴당 12달러에서 20달러 사이로 추정되며 최근 시장에서는 배럴당 65달러 안팎으로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산 원유는 브렌트유와 비교해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유가 상한액이 높을 경우 러시아 경제에 큰 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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