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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실탄'…투자 대신 현금 택한 DB하이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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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증설 '신중한 접근'
중장기적 8인치 SiC·GaN 반도체 개발에 집중

'쌓이는 실탄'…투자 대신 현금 택한 DB하이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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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8인치(200㎜) 웨이퍼 기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DB하이텍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현금곳간을 투자나 연구개발(R&D)에 활용하지 못하는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최근 계열 금융회사인 DB저축은행에 300억원을 예치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으로 연 5.4% 이자를 챙길 수 있다. DB하이텍은 지난해에도 300억원을 DB저축은행에 맡겼다. DB하이텍이 정기예금 상품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맡기고 있는 것은 지난해와 올해 파운드리 업황이 좋아 실적이 크게 개선됐고, 이에 따른 두둑한 현금 확보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DB하이텍이 충분한 현금을 확보해놓고 있다는 것은 최근 단기금융상품 규모가 급증한 데에서도 찾을 수 있다. 3분기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은 4043억원으로 2020년 1314억원, 지난해 1849억원 보다 2~3배 늘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을 포함한 유동자산 규모 역시 1조2460억원으로 전년 8151억원 보다 50% 가량 증가했다.


실적은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중이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474억원과 220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6%, 85% 증가했다. 올해 매 분기마다 영업이익률이 45%를 넘어 3분기 말에는 49%에 달했다.


하지만 불어난 현금을 증설 투자와 R&D에 적극 활용하기엔 쉽지 않은 상황이다. DB하이텍이 주력으로 하고 있는 8인치 파운드리 사업은 증설을 하려면 장비 조달이 필요하지만 장비업체들이 8인치에서 손을 떼고 있다. 수요가 많은 12인치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하기에는 삼성전자, TSMC 등 글로벌 파운드리 대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또 신공장 구축에 최소 3~5년이 걸리는 만큼 지금과 같이 반도체 업황이 요동치고 예측이 어려운 불확실한 시기에는 현금을 끌어모아 새로운 투자를 결정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실제로 DB하이텍은 올해 기존 공장의 생산 효율화를 끌어올릴 수 있을 정도의 시설 보완 투자에 집중했다.


전기차 등에 쓰이는 전력반도체에 적합한 차세대 제품인 8인치 실리콘카바이드(SiC) 및 갈륨나이트라이드(GaN) 반도체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는 2025~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한 중장기적 계획으로 당장 대규모 자금이 투입될 필요는 없다. 현재 개발 초기 단계에 해당하다 보니 R&D 비용 지출도 많지 않다. DB하이텍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2020년 6.62%에서 지난해 5.57%, 올해 1~9월 4.42%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파운드리 업황이 좋았지만 빠르면 4분기, 적어도 내년 상반기부터는 반도체 수요 감소에 대한 타격이 파운드리 시장으로까지 미칠 수 있다"며 "삼성, TSMC 등을 제외한 중소형 파운드리 업계가 섣불리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현금 비축을 하며 중장기적 계획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DB그룹 관계자는 "DB하이텍은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으로 시장이 작은 아날로그반도체를 주력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12인치 중심으로 소품종 대량 생산하는 TSMC와는 투자 전략 자체가 다르다"며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고성능 전력반도체 기술개발에 더욱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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