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내 마지막 메시지는 여러분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자격을 갖추는 즉시 업데이트 된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라는 것이다."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이끌어온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22일(현지시간) 마지막 공개 브리핑에서도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오는 12월 퇴임을 앞둔 파우치 소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6주간 코로나19 백신 접종 캠페인'을 설명했다.
그는 오미크론이 휩쓸었던 1년 전과 비교해 현재 미국은 코로나19 재확산에 훨씬 더 잘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됐다면서도 "데이터를 보면 심각한 질병과 사망을 예방하는 데 있어 백신 효과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백신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의 보호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진다"며 추가 접종(부스터샷)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올해 81세인 파우치 소장은 1984년부터 역임해온 NIAID 소장직에서 다음달 물러난다. 지난 3년간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이끌었던 파우치 소장은 "3년간 고통과 죽음의 대서사,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고 지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을 돌이켰다.
파우치 소장은 이 기간 가장 어려웠던 점 중 하나로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공중 보건의 정치화'를 꼽았다. 그는 많은 이들이 이데올로기적 이유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했던 점을 꼽으며 "의사로서 아무도 감염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고, 아무도 입원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이 극우 공화당원이든, 극좌 민주당원이든 나에겐 아무런 차이가 없다"며 "뉴욕 한가운데 응급실에서 사람들을 돌보던 때와 같은 방식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대처법을 놓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찰을 빚었었다. 이번 11·8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함에 따라 향후 팬데믹 관련 의회 조사에서 파우치 소장에게 증언을 요구하겠다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파우치 소장은 "증언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우리는 우리가 말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지지할 수 있다"고 협조 방침을 확인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그의 유산이 무엇이 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사람들이 내가 지난 세월 동안 매일 해왔던 것을 기억하기를 바란다"며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쳤다"고 강조했다. 7명의 대통령을 거친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위기, 에볼라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 탄저병 공포 사태 등에 대한 대응도 주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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