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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세에 라틴 그래미 ‘신인상’ 받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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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계 미국인 앙헬라 알바레스 … 역대 최고령 수상자
“너무 늦었다는 것은 없다” 소감도

95세의 나이로 제23회 라틴 그래미 신인상을 받은 앙헬라 알바레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95세의 나이로 제23회 라틴 그래미 신인상을 받은 앙헬라 알바레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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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너무 늦었다는 것은 없다(It's never too late)." 95세의 나이에 라틴 그래미 '신인상'을 수상한 앙헬라 알바레스 할머니의 말이다.


쿠바계 미국인인 알바레스는 지난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미켈롭 울트라 아레나에서 열린 제23회 라틴 그래미 시상식에서 실바나 에스트라다와 함께 최우수 신인상을 공동 수상했다. 올해 95세인 알바레스는 라틴 그래미 역대 최고령 신인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그는 "이 상을 신과 나의 사랑하는 조국 쿠바에 바치고 싶다"며 "꿈을 이루지 못한 분들에게 비록 삶이 힘들지만 항상 탈출구가 있으며 믿음과 사랑으로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는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싸웠다. 너무 늦었다는 것은 없다"는 수상 소감을 전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최근 미국의 연예 전문매체 피플은 알바레스의 인생과 음악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쿠바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적 재능이 있었고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꿈을 이룰 수 없었다. 결혼해 네 자녀를 둔 알바레스는 1962년 더 나은 삶을 위해 미국 이민을 결정했다.


그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피델 카스트로 통치가 시작된 쿠바 혁명 때 알바레스는 네 자녀를 먼저 미국으로 보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1960~1962년 쿠바 혁명 시절엔 1만4000명 이상의 어린이가 '페드로 판 작전(Operation Pedro Pan)'을 통해 미국에 보내졌는데, 알바레스도 이에 함께했다. 이후 가족은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상봉할 수 있었고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 정착했다. 그러나 그 후로도 어려움은 계속돼 알바레스는 남편과 외동딸을 암으로 잃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수십 년간 작곡을 하고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지만 오직 가족과 친구들만을 위해서였다. 그의 노래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나이 90이 넘어서다. 작곡가 겸 제작자로 활동 중인 손자 카를로스 호세 알바레스가 '가족의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할머니의 음악 작업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앨범 준비 작업에 들어간 카를로스는 "할머니의 노래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 과정은 '미스 안젤라(앙헬라의 미국 발음)'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쿠바 출신 유명 배우 앤디 가르시아가 제작과 내래이션을 맡기도 했다. 가르시아와의 인연은 계속 이어져 그가 출연한 리메이크 영화 '신부의 아버지' 사운드트랙에도 알바레스의 곡이 삽입됐다. 15곡이 담긴 알바레스의 첫 앨범 '앙헬라 알바레스'는 지난해 나왔다. 그의 노래는 삶의 깊은 슬픔과 기쁨을 모두 담은 일기와도 같다는 평을 얻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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