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폴란드의 미사일 피격과 관련해 서방과 러시아 간 책임 공방으로 번지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의 기미 없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주변국까지 일촉즉발의 전쟁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날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이 없었다면 이런 비극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러시아를 맹비난했다.
그는 폴란드에 미사일 2발이 떨어질 당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서 90발이 넘는 미사일이 쏟아졌다며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의적 전술이라며 규탄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를 무력으로 장악하지 못하면 (전력공급을 끊어) 얼려서 굴복시키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날을 세웠다.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폴란드 동부 농촌마을 프셰보도프에 미사일 2발이 떨어져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 폭격을 맞은 농기계가 전복돼 있는 모습. (사진출처:로이터연합)
이에 대해 러시아는 폴란드 정부의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맞섰다. 바질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직접적인 충돌을 도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날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인 폴란드 동부 마을 프셰보도프에 미사일 2발이 떨어지면서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 나토는 예비 분석 결과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발사된 우크라이나 방공미사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폴란드와 영국은 이번 비극의 시작은 러시아의 침공에서 기인했다고 지적했다. 크시슈토프 스체르스키 주유엔 폴란드 대사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이 없었다면 저 무고한 이들이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버라 우드워드 주유엔 영국 대사도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 전역의 민간인에 대한 비인간적 공격"이라고 압박했다.
러시아 대사는 비극의 원인이 러시아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맞섰다. 네벤쟈 러시아 대사는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반군지역의 자치를 부정해 분쟁을 일으킨 우크라이나에 있다며 자신들이 벌인 전쟁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명명하며 반박했다.
그는 "서방이 개입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공급하지 않았다면 군사행동은 없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이길 가능성에 대한 망상에 열을 올리지 말고 현실적인 조건으로 평화를 구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데드덕 블랙홀' 경제현안 올스톱…정부 경방 내년...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