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명환 기자] FTX 파산 사태로 최근 급락했던 대표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1만6000달러선에서 소폭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16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0.55% 오른 1만6850달러(약 2231만원)로 집계됐다.
FTX의 파산신청 사태 이후 2만달러 초반에서 1만6000달러대까지 밀렸던 비트코인 가격은 조금씩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앞서 FTX는 재무구조가 부실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은 끝에 미국 현지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에 가상화폐 시장의 연쇄 폭락이 이어졌다.
비트코인 가격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미국 증시가 상승 마감한 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5%(162.19포인트) 상승한 1만1358.41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7%(56.22포인트) 오른 3만3592.92에, S&P500 지수는 0.87%(34.48포인트) 상승한 3991.73에 장을 닫았다.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기 대비 8.0% 오르면서 상승세가 둔화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PPI는 증권가 예상치인 8.3%를 밑돌았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하락이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연구원은 "비트코인 가격은 회복력을 보이고 있지만 FTX 파산 관련 여파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며 "더 많은 가상화폐 거래소나 관련 기업들이 인출을 중단하거나 영업을 중단한다면 가상화폐에 재차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가상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가 파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회사가 파산보호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야 시장연구원은 "블록파이의 파산 가능성이 가상화폐 시장의 다음 고비가 될 것"이라며 "블록파이가 FTX에 자산의 대부분이 보관돼있다는 의혹을 부인했음에도 FTX의 파산이 이 회사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투자 심리도 전날과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가상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전날보다 1점 오른 23점(극도의 공포)을 나타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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