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저우 항공공업관리대 동문회 “교내 격리 힘겨운 시간 … 도움 필요하다”
정저우 황허학원, ‘적격 심사’ 거쳐 귀향 결정하자 학생들 집단 탈출 감행
[아시아경제 김성욱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된 중국 정저우의 한 대학에서 공개적으로 물자난을 호소하며 지원 요청에 나섰다. 정저우에선 앞서 다른 대학 학생들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학교를 탈출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10일(현지시간)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건강시보에 따르면 정저우 항공공업관리대학 동문회는 공개서한을 통해 "3만 명의 교직원과 학생들이 교내에 격리돼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방역 물자와 생필품이 부족하고, 자금도 빠듯하다"며 "동문은 물론 각계 인사, 기업, 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자금을 보낼 계좌번호와 주소를 덧붙였다. 중국 건설은행 등 기업이 학교에 보낸 물자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저우 항공공업관리대학의 한 교수는 "서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며 "일주일 전부터 대학이 봉쇄돼 직원들과 학생들이 교내에서 지내고 있으며 배달 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방역 물자와 생활용품 모두 부족하다"며 "물품과 성금은 교직원과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대학 학생들은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한다. 대학들은 지역과 교내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는 폐쇄식 관리로 운영된다. 이 대학 또한 방역 목적으로 봉쇄 조치가 됐고, 기간이 길어지자 물자 부족을 겪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처럼 공개적으로 물자난 호소하며 지원을 요청한 것은 드문 경우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다시금 빨라지고 있다. 중국 방역 당국은 지난 7일 신규 확진자 수가 747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보다 2000명가량 증가한 확산세다. 약 70만 명의 대학생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허난성의 정저우에서도 코로나19가 대거 확산해 최근 네 자릿수 신규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재학생 3만 명으로 중국 최대 사립대인 정저우 황허학원에서는 지난 8일 교내 120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집단 탈출을 감행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대학 측은 교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8일 조기 방학을 결정해 이날 오전 학생 절반가량이 학교를 떠났다.
그런데 오후부터 적격 심사를 거쳐 학생들을 선별적으로 귀향시키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러자 학생들은 경비를 뚫고 담장과 바리케이드를 뛰어넘으며 교문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차량을 통해 빠져나가는 학생들로 지역 일대 도로가 큰 혼잡을 빚기도 했다.
다만 학생 대부분은 정저우역에서 붙잡혀 대학에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은 “사전에 휴가를 신청한 학생들은 모두 문제없이 학교를 떠날 수 있다”며 “교내 확진자는 8명뿐이며 학교를 무단으로 떠났던 학생들이 대부분 귀교했다”고 밝혔다.
앞서 애플 아이폰 세계 최대 생산기지인 폭스콘 노동자들이 지난달 코로나19로 봉쇄된 공장을 탈출해 걸어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당시 노동자들은 당국의 방역 조치에 따라 버스나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걸어서 이동해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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