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 국감]②한바탕 호통만…난리 겪어도 바뀌는 게 없는 이유는
열전 치르고도 '보고서' 채택 안 돼
본회의 의결 보고서 있어야 정부 시정조치 나와
국감 지적돼도 사후 시정 확인 어려워
보고서 채택 늦어지면 입법조사처 시정조치 확인도 불가능
2022년 국정감사가 지난 8일 대통령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를 마지막으로 끝났습니다. 본격적인 국정감사는 10월에 진행됐지만, 그 훨씬 전부터 피감기관과 국회의원실 등은 국감에 총력전을 펼쳤습니다. 입법부의 정부 감시의 핵심인 국정감사를 통해 우리 사회는 또 얼마나 개선됐을까요? 국회를 비롯해 정부와 공공기관, 사법부 등이 모두 달려진 국감이 한 달간의 ‘푸닥거리’로 끝날까요. 그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찾아봤습니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지난달 27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본회의 열기 사흘 전인 지난달 24일 산자위의 2022년 국감이 끝났던 것을 고려하면 결과보고서가 빨리 채택됐나 싶을 수도 있지만, 꼼꼼히 확인하면 이 결과보고서는 지난해 국감 결과보고서다. 국감이 끝난 지 1년 만에 결과보고서가 본회의를 이제 통과한 것이다.
더 놀라운 점은 올해 국감이 끝났음에도 지난해 국감 결과보고서가 아직 채택되지 않은 상임위 4곳(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교육위원회, 국방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이른다는 점이다. 사정은 2020년도 다르지 않다. 국감을 진행하는 17개 상임위 가운데 13곳만이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은 곳은 이번에도 4곳(교육위원회, 국회운영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이다.
21대 국회 이전에도 국감 보고서 채택 문제는 만성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20대 국회의 경우 2016년에 2곳, 2017년 1곳, 2018년 3곳, 2019년에 5곳에서 결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왜 결과보고서가 중요한가 = 수백 쪽 분량의 결과보고서는 국감 활동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와 함께 피감 기관에 대한 지적사항 등이 망라되어 있다. 특히 핵심은 ‘시정 및 처리요구’인데 이는 국감을 통해 확인된 문제점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는 구체적인 정책적인 방향에서부터 인사상 조치 요구, 감사원 감사 요구 등이 정리되어 있다.
현행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본회의 의결을 거친 결과보고서는 정부 또는 해당 기관에 보내진다. 또한 정부와 해당 기관은 국회 본회의 의결로 통과된 시정요구 등에 대해 ‘지체 없이 처리하고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규정되어 있다.
통상적으로 정부 부처는 국감 결과보고서 채택 이후 1~2개월 이내에 시정조치에 대한 결과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고 있다.
즉, 국감 지적사항에 대한 실질적인 이행 결과를 담보하는 것은 의원들의 ‘호통’이 아니라 결과보고서 채택과 처리 결과보고서인 셈이다. 따라서 국감 결과보고서가 소관 상임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채택되지 않으면 당연히 정부의 처리결과 보고 의무 역시 사라지는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결과보고서가 늑장 처리되거나 심지어 채택되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 한 의원실 관계자는 "국감 후 감사원 감사 등 시정요구 등과 관련해 소관 상임위원 내부에서 이견이 있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런 사안들은 여야 문제 이전에 같은 당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도 발생하기도 해 이견 조정하기가 쉽지 않아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한다.
◆결과보고서 채택과 실제 수정 여부는 별개=국감 결과보고서가 채택되더라도 제대로 이행 여부는 또 다른 문제다. 국감 시정요구 등에 대해 정부가 형식적으로 답변하고 실질적으로 조치에 나서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지적 사항이 반복된다면 문제는 개선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설령 소관 상임위 의결로 결과보고서 채택 후 본회의를 거쳐 정부에 전달된 후, 정부가 다시 처리결과 보고서를 제출하더라도 국감 지적사항에 대해 실효성 있는 조치가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일은 만만찮다.
결산심사의 경우 시정조치에 이어 후속 조치결과 보고 등의 절차를 밟지만, 국감의 경우엔 결과 보고 이후 후속조치를 확인하는 공식적 절차는 없다. 국회 관계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감 기관 문제를 제기했던 의원실에서 살펴보는 것이 사실상 현행 작동방식의 전부다. 국회 관계자는 "보통 의원실에서 국감 이후 지적사항 개선 여부 등을 살피지만 의원실이 챙기지 않거나 소관 상임위 등이 바뀌게 되면 후속 점검 작업이 취약한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그나마 후속 조치를 확인하는 곳이 국회에 있긴 하다. 국회입법조사처다. 입법조사처는 매년 국감을 앞두고 ‘국정감사 이슈 분석’이라는 형태의 자료집을 통해 올해 국감에 대한 현안 점검 외에도 지난해 국감의 시정 및 처리결과에 대한 평가 작업을 병행한다. 법적 근거 등이 갖춰지지 않았지만, 최소한 의원실 외에 국회가 국감 지적사항 이행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창구인 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었다. 국감 결과보고서 채택이 늦어지면, 정부 측 시정조치 결과 보고도 늦어지면서 입법조사처가 이를 점검할 수 있는 물리적 시한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국정감사 결과보고서 채택이 늦어지면 정부의 시정조치 결과도 늦어지고, 입법조사처가 시간상의 문제로 정부의 국감 조치 결과에 대해 평가를 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감 결과보고서 채택이 늦어진 결과 입법조사처의 후속 작업마저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감사 시작 전 야당탄압을 규탄하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붙이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근본적으로 국회 시정요구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해마다 동일한 지적이 나오는 건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정부 등 피감기관의 이행여부를 재점검할 수 있는 보완장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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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관련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조 의원의 국감국조법 개정안에는 국회의 국감 시정 및 처리요구 사항에 대해 정부는 1개월(최대 3개월 이내) 결과를 보고하고, 해당 처리결과가 미흡할 경우에는 국회가 해당 기관에 예산상, 인사상 불이익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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