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10일 코스피가 4거래일 연속 랠리를 끝내고 결국 하락 마감했다. 간밤 미국 증시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다시 냉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바이낸스의 FTX 인수 철회 발표로 가상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더불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짙어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18포인트(0.91%) 내린 2402.23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간밤 뉴욕증시가 '3일간의 랠리'를 마치고 급락 마감한 영향을 받았다. 가상화폐 시장이 붕괴 조짐을 보이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져 크게 뒷걸음치게 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최근 강세를 보인 대형주 중심 차익실현 매물 출회와 미국 CPI 발표를 앞두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나타나며 하락했다"며 "가상화폐 시장 변동성 확대 속 반도체와 가상화폐 관련주가 하락했고,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서도 가상자산 정책에 부정적인 민주당이 선전한 점도 투자심리 위축 요인"이라고 짚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79억원, 1583억원가량 팔았다. 개인만 매수 우위로 장을 마쳤다. 2374억원을 사들였다.
최윤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CPI 관망 심리와 미국 중간선거 불확실성으로 인한 강달러 압력에 약세 흐름을 보였다"면서 "외국인이 반도체와 철강 업종을 매도하며 순매도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코스피 업종별로는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화학, 전기·전자는 1%대, 증권, 전기가스업, 통신업, 제조업, 보험, 기계, 서비스업, 철강 및 금속, 유통업, 금융업, 운수·창고, 운수장비는 1% 미만 하락했다. 음식료품, 비금속광물은 1%대 내렸고 의료정밀, 섬유·의복, 의약품, 건설업, 종이·목재는 1% 미만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역시 하락 흐름이 짙었다. 강세를 이어왔던 삼성전자는 이날 2% 넘게 내리며 하락 전환해 6만400원으로 다시 내려왔다. 5거래일 만에 약세 전환이다. 전날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78.57포인트 하락한 2424.82를 기록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 카카오도 2%대 내렸고, 삼성SDI, NAVER, 기아도 1%대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대 올랐고, 장중 61만원을 기록하면서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6.82포인트(-0.95%) 내린 707.78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710선을 웃돌기도 했으나 하락 마감했다. 개인이 나홀로 2104억원어치를 사들였으며 외국인과 기관은 942억원, 1104억원씩을 팔았다. 외국인은 4거래일 만에 순매도세로 전환했다.
코스닥 업종별로는 대부분 약세였다. 방송서비스와 디지털콘텐츠가 2%대 하락했으며 통신장비와 반도체, 기타서비스, 방송서비스, 통신방송서비스, 화학, 인터넷, 비금속 등이 1%대 내렸다. 이어 기계장비와 제약, 제조, 오락문화, 출판매체복제 등이 1% 미만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모두 하락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1.31%), 에코프로비엠(-2.02%), 엘앤에프(-1.16%), HLB(-3.23%), 카카오게임즈(-1.08%), 에코프로(-3.13%), 펄어비스(-8.30%), 셀트리온제약(-1.47%), 천보(-2.51%), 리노공업(-1.96%) 등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양호한 외국인 수급 여건에도 미국 중간선거 불확실성에 따른 미국 반도체, 빅테크, 에너지 등 주요 업종 주가 조정, 10월 미국 CPI 경계심리(컨센서스 7.9%)에 영향을 받으면서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다음 달 6일 예정된 조지아주 미국 중간선거 결선 투표까지 시장의 단기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으나 증시의 전반적인 경로는 CPI,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등 기존의 거시경제 이벤트에 종속돼 움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2.7원 오른 1377.5원에 마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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