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자동화 투자 덕분에"…쿠팡 3분기 1000억대 첫 흑자 달성

3분기 매출 6.8조…원화 환산 사상 최대
영업이익 1037억…10년만에 첫 흑자
"투자 결실" 신선상품 배송, 재고 줄여

김범석 쿠팡 창업자.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쿠팡이 올해 3분기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며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쿠팡은 그동안 6조원에 이르는 누적 적자를 감수하며 물류 전방위에 투자를 이어왔다.

쿠팡이 10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쿠팡은 51억133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6억4470만달러)과 비교해 10% 증가했다.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인 1340.5원을 기준으로 하면 전년 동기(5조3850억원) 대비 27% 증가한 6조8383억의 매출을 달성했다. 원화 기준으로 매출액은 사상 최대 규모다.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점이 눈에 띈다. 쿠팡은 3분기 영업이익 1037억원(7742만달러), 당기순이익 1215억원(9067만달러)을 기록했다. 2014년 로켓배송을 출시하며 소셜 커머스에서 이커머스로 서비스 전환을 한 이후 첫 분기 흑자다. 쿠팡이 2012년 사업 흑자(16억원)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쿠팡은 지난해 3월 상장 후 매 분기 2500억~5000억원대 손실을 내며 만년 적자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했다. 지난해 3분기만 해도 영업손실 3억1511만달러(3653억원), 순손실 3억2397만달러(3756억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영업손실 847억원으로 적자 규모를 대폭 줄인 이후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3분기 쿠팡의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1억9491만달러(매출의 3.8%·2613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억743만달러 손실을 낸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수익성 개선으로 흑자 구조로 돌아섰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자동화 기술에 기반한 물류 네트워크를 이번 실적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여러 지역에 신선식품 유통을 확대하면 재고 손실이 늘어나게 마련인데 쿠팡은 '머신 러닝' 기술 기반의 수요 예측으로 신선식품 재고 손실을 지난해와 비교해 50% 줄였다"고 밝혔다. 이어 "물류 전 과정을 통합하면서 별도로 콜드체인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일반 소비재를 배송하는 트럭을 사용해 신선상품을 배송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시작됐지만, 쿠팡의 성장세는 지속됐다"며 "모든 카테고리에 거쳐 강력한 소비 증가세가 확인됐다"고 평했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CFO는 "전 비즈니스에 거쳐 9100만달러 규모의 기록적인 순이익을 달성했다"며 "최근의 수익 개선 노력은 기술과 인프라, 공급망 최적화와 혁신에 대한 투자의 결과"라고 말했다.

쿠팡의 활성고객(제품을 한번이라도 구매한 고객)은 1799만2000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7% 늘어났으며, 1인당 고객 매출은 284달러(38만원)로 3% 증가했다.

쿠팡의 핵심 비즈니스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프레시·마켓플레이스) 분야 매출은 49억달러(6조5684억원)로, 지난해와 비교해 10% 증가(원화 기준 28% 증가)했다. 쿠팡플레이·쿠팡이츠·해외사업·핀테크 등 신사업 부문의 조정 EBITDA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손실이 50% 줄어든 4430만달러(593억원)를 기록했다.

김 의장은 쿠팡의 이번 성과를 입점 중·소상공인들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입점 파트너의 70% 이상이 연 매출 250만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중·소상공인이며, 당사는 해당 업체들에 최고의 성장 기반이 됐다고 믿는다"면서 "오프라인 판매처에서 소외된 수만 곳의 중소기업과 혜택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