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Next]①국가첨단산업 문턱 넘은 디스플레이…세제혜택 관건
'韓 디스플레이, 이대로 괜찮은가'
반도체에 집중한 정부, 디스플레이 마침내 '국가첨단전략산업' 선정
1위 자리 뺏긴 韓…'기울어진 운동장'서 中에 고군분투
세제 혜택은 불명확…조특법 개정으로 민간 투자 유인해야
[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에 한 줄기 희망이 생겼다. 디스플레이 산업이 '마침내'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된 것이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가 본격화하면서 한국을 추월하기 시작하자 범정부차원의 전방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포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연구개발(R&D)·설비 투자 세액 공제 폭을 확대, 민간 투자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조세제한특례제한법(조특법)을 개정해 전폭적인 정부 지원을 받는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을 견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따라 디스플레이 신기술은 반도체·배터리(이차전지)와 함께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했다. 디스플레이에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퀀텀닷(QD), 마이크로LED, 나노 LED 등이 포함됐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다른 제조 산업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기술발전이 가장 빠른 산업 중 하나다. 브라운관으로 시작해 액정표시장치(LCD), OLED로 기술이 진화했고 이제는 폴더블, 롤러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로 기술이 고도화하고 있다.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의 기술 발전 중심에는 한국이 있다. 2007년 세계 제일 먼저 OLED 상용화에 성공한 이후 '세계 최초'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OLED 스마트폰 출시, 55인치 OLED TV 출시, 55인치 투명 OLED 등은 모두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리드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디스플레이는 한국의 핵심 산업이자 수출 견인차 중 하나로 꼽혀왔다.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4.4%였고, 지난해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225억달러(약 28조2000억원)로 전체 수출의 3.3%를 차지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세계 1위를 내줬다. 정부의 정책과 예산 지원이 반도체에만 쏠려 디스플레이를 '홀대'하는 사이 중국은 정부의 대규모 지원금을 바탕으로 증설과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 LCD 시장을 잠식하게 됐다.
실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와 시장조사 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한국의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33.2%)은 지난해 이미 중국(41.5%)에 추월당했다. 정부의 방관 속에 2017년 이후 5년간 점유율이 단 한 번도 반등하지 못했다. 일본을 따돌리고 세계 최선두에 선 2004년 이후 17년 만이다. 2014년까지 300억 달러가 넘던 수출액도 지난해 214억 달러로 주저앉았다.
우리나라도 R&D 및 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인력 양상 지원 등이 있으나 중국 대비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 업계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중국과 힘겹게 경쟁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디스플레이의 전략산업 지정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다행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전략기술로 지정되면 인력·기술개발·금융과 규제 완화 등 정책 지원과 보호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세제 혜택 수준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조특법 개정을 통한 민간 투자 유인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기획재정부는 매년 말 조특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는데 디스플레이를 포함해 R&D·설비 투자 세액 공제 폭을 확대, 민간 투자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조특법은 ▲국가전략기술 ▲신성장·원천기술 ▲일반 등 기술 중요도에 따라 세액공제율을 다르게 뒀다. 국가전략기술은 R&D의 최대 50%, 사업화 시설투자 16%(중소기업)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반도체와 배터리는 조특법 내 국가전략 기술에 포함됐지만 디스플레이는 빠져 있다. 디스플레이는 신성장·원천기술로 분류됐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차세대 기술 개발과 설비 투자 활성화를 위해 조특법을 개정, 디스플레이도 국가전략기술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도 대규모 장치산업이어서 기업 역량만으로는 투자가 쉽지 않다"면서 "우리 투자가 주춤한 사이에 중국의 공세가 이어졌고, 중국이 디스플레이 산업 1위를 차지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특법 내 국가전략기술에 디스플레이를 포함시켜서 R&D와 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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