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 논문 … 우울 현상이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나
“충격적인 사건 직후 심리적·신체적 변화와 고통 겪을 수 있어”

지난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이태원역 출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희생자를 위해 남겨진 메시지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이태원역 출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희생자를 위해 남겨진 메시지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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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이태원 참사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 전 국민의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실제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국민의 우울 수준이 높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참사 관련자들뿐 아니라 예기치 못한 재난으로 충격받은 국민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2∼2018년 한국복지패널 자료를 분석해 세월호 전후 성인들의 우울 수준을 살펴본 논문 '세월호 참사 전후 한국 성인의 우울 궤적 분석'에는 19세 성인 9393명을 대상으로 7년간 매년 우울 수준을 조사한 결과가 담겼다. 이 연구는 2020년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실렸다.

응답자들의 우울 수준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에 8.76점으로 유독 높았다. 다른 해에는 2012년 평균 6.31점에서 2018년 6.67점으로 대체로 일정하게 유지됐다.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한 것으로, 통상 16점 이상이면 유력 우울증, 25점 이상은 확실 우울증으로 본다.


매년 전체의 85%가량이던 비우울 집단(16점 미만) 비율도 2014년(83.5%)에만 줄어들었다. 2014년엔 16∼25점 집단이 11.2%, 25점 이상이 5.4%로 예년보다 늘었다.

특히 자아존중감과 이타심 수준이 높을수록 세월호 참사로 우울 수준이 더 증가했다. 논문은 "정치적 상황에 대한 불만이나 정치적 지향에 따라서는 우울 수준 변화에 유의한 차이가 없다"며 "세월호 참사로 우울 현상이 전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4년 전반적으로 증가했던 우울 수준은 이듬해 다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논문 저자인 김성용 당시 한양대 연구교수는 "이러한 결과가 자칫 정신건강 문제를 그대로 둬도 자연적으로 치유된다거나 트라우마에 대한 체계적 개입과 장기적 지원이 필요 없다는 의미로 확대해석 돼선 안 된다"며 "우울 궤적의 변화는 집단별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도 국민들의 트라우마 반응이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예기치 못한 재난을 겪으면서 스트레스와 우울감 등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이번 참사로 사망한 분들의 유가족과 지인, 부상당한 분들과 가족, 목격자, 사고대응 인력 등을 비롯한 많은 국민의 큰 충격이 예상되며 대규모의 정신 건강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세월호 참사, 코로나19 대유행을 비롯한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 민간 전문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임상심리학회는 트라우마 회복을 위해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사건 직후 일정 기간 심리적·신체적 변화와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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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안정을 위한 지침에 대해서는 "스트레스 상태에선 근육이 긴장되고 호흡이 불안정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호흡을 깊게 하거나 복식호흡을 하는 것은 긴장을 완화해 심신의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며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생활 유지,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주의 분산시키기,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이 도움이 되는 행동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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