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50대 남성·20대 남성 사망, 4일에도 30대 남성 숨져
인천대교 최근 5년간 투신사고 41건 … 올해 9개월간 15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4~5일 이틀새 인천대교에서 운전자 3명이 투신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6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5일 오후 1시47분께 인천시 중구 운남동 인천대교 위에서 운전자가 투신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차를 몰고 가고 있는데 다른 운전자가 투신했다"고 말했다. 해경은 곧바로 구조대를 투입해 신고 접수 16분 만에 인근 해상에서 50대 남성 A씨를 구조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이에 앞서 같은날 오전 3시 32분께에는 20대 남성 B씨가 차량을 세워놓고 바다로 추락했다. 인천대교 상황실로부터 신고를 받은 해경은 해군·소방당국과 함께 합동 수색에 나서 1시간 5분 만에 B씨를 구조했다. 구조 당시 심정지 상태였던 B씨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인천대교에서는 4일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4일 오후 1시19분께 30대 남성 C씨가 차량을 세우고 바다로 뛰어들어 숨졌다. C씨는 24분 만에 구조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2009년 개통한 인천대교는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길이 21.4㎞의 국내 최장 교량이다. 걸어서 다리를 건너는 보행로가 없는 인천대교에서는 다리 위에 차량을 세우고 바다로 뛰어드는 투신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자살대교'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지난달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국토교통부와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 1일까지 인천대교에서는 15건의 투신 사고가 발생해 이 중 11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인천대교 투신 사고는 모두 41건으로, 이 중 30명이 숨지고 11명만이 생존해 생존 구조율은 26.8%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동안 인천대교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명이다.
인천대교 측은 투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해상구간 순찰 강화, 주정차 차량 발생 시 비상방송 송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추락 사고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이에 추락 방지용 안전 난간 설치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인천대교에는 하중 문제 등으로 안전난간이 설치되지 않았다.
한편 서울시는 마포대교·한강대교 등에 추락방지대를 설치하는 한편 난간 높이를 높였으며, AI(인공지능)로 사람의 움직임을 분석해 투신 가능성이 보이면 구조대를 급파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2019년부터 올 6월까지 생존 구조율 97.6%를 달성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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