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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핼러윈에 기동대 배치 전례 없어" 거짓 해명… 현장선 "매년 ‘기동대’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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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기대·기동대' 지원 받아 배치… 방범순찰대도 ‘순찰 임무’ 수행
警 내부 "교기대·기동대 구분 이해 안 돼… 손바닥으로 하늘 가려"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이 이어지고 있는 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에 국화가 놓여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이 이어지고 있는 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에 국화가 놓여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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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이태원 핼러윈 축제 현장에 기동대를 배치한 전례가 없다’는 경찰청의 공식 입장과 달리 서울 용산경찰서는 매년 이태원 핼러윈 데이 축제에 교통기동대(교기대) 또는 일반 기동대를 지원받아 이태원 거리에 배치한 것으로 드러나 사실상 경찰청이 ‘거짓 해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이태원 핼러윈 데이 행사를 관리하는 용산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던 2020~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교통기동대 또는 일반 기동대, 방범순찰대(방순대) 등을 지원받아 핼러윈 데이에 투입했다.

과거 용산서는 매년 핼러윈 데이에 기동대 1개 소대 약 30명 정도를 지원받아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과 녹사평역 사이 왕복 4차로 중, 상·하행선 하위 1개 차로에 일렬로 배치해 도로로 인파가 쏟아질지 모르는 만일의 혼잡 상황을 대비하게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용산서 소속 방순대나 다른 경찰서 방순대 1개 부대를 지원받아 4인 1조 또는 6인 1조로 대원들을 구성해 인파가 집중된 곳에 순찰 임무를 수행하게 하기도 했다. 통상 일선 경찰서가 집회·행사 등에 기동대 또는 방순대를 동원하기 위해서는 경찰력(경력)을 관리하는 상급 기관인 서울지방경찰청 경비부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하는 과정을 거친다.


경비부에서 부대를 통합 관리하기 때문에, 사실상 용산서가 핼러윈 데이에 운집한 인파를 관리하기 위해 매년 경력을 지원받아온 것이다. 이를 위해 용산서는 매년 서울청 생활안전부를 통해 경비부에 경력 지원을 요청해왔다고 한다.

이태원 핼러윈 행사를 관리했던 한 현직 경찰은 "교기대나 일반 기동대를 지원받아서 배치했다"며 "차량 주정차 단속과 인파가 도로로 쏟아져 나오는 것까지 관리하는 것이어서 교통 관리와 혼잡 상황 관리를 병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매년 핼러윈데이 기간 중 다수 인원 운집에 따른 혼잡 상황 및 인파 관리를 위해 기동대를 배치한 전례는 없으며, 용산경찰서 ‘자체 경찰력’으로 행사를 대비해 왔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결국 이번 핼러윈 데이 행사에는 기동대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긴급 구조 신고가 빗발치던 오후 9시30분쯤에야 교기대 20여명이 투입됐다. 참사 발생이 공식화된 시점(오후 10시15분)에서 1시간가량이 지나서야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고정 근무를 하는 타격대와 서초동에 있던 부대, 의무경찰부대가 뒤늦게 순차적으로 현장에 투입됐다.


기동대 지원 요청 여부를 놓고도 서울청과 용산서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용산서는 서울청에 기동대 지원을 요청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서울청은 교기대만 공식 요청했고 기동대 배치를 요구한 적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서울청이 교기대와 기동대를 구분하려는 것 자체가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교통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신호등을 조작하는 업무가 아니라면, 교기대가 인파를 통제하는 것 자체가 혼잡 상황을 관리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동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경찰은 "도심에 몇만 명이 모이는 집회에서 시위대가 도로로 행진할 때, 차량과 시위대 사이에 기동대가 일렬로 배치된 것은 행렬을 이탈하는 시위대를 통제하는 게 목적인데 이걸 두고 교통 관리라고 하지 않는다"며 "행사 또는 집회에서 부대가 수행할 업무가 명시된 경력 동원 지시에도 ‘혼잡 상황 관리’라고 명시돼 있다. 현장에서 수행하는 업무가 동일한데 왜 (교기대와 기동대를) 구분하려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청 관계자는 "문서를 통해 확인된 바로는 과거에 교통사고 예방목적으로 경력이 배치됐었다"라며 "경찰에서 보는 인파 관리는 다수 인원이 충돌을 일으켜 부상자 발생을 대비하거나 일방통행 등 보행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에 대해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현장에 있던 경찰관보다 경찰청에서 입장을 발표한 게 더 신빙성이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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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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