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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빨라진 '핵심예금' 이탈…대출금리 상향 압력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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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30조원 증발…정기예금 증가폭은 통계작성 후 최고치 경신할 듯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리면서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수신금리를 올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5%선에 근접해진 26일 서울 한 시중은행에 정기적금 이율 현수막이 붙어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리면서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수신금리를 올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5%선에 근접해진 26일 서울 한 시중은행에 정기적금 이율 현수막이 붙어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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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금융권의 '핵심 예금' 이탈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핵심 예금 이탈로 은행권의 조달 비용이 급증하면서 대출금리 상승 폭도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10월말 기준 요구불예금 규모는 전월 말 대비 29조999억원 줄어든 626조15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말 대비 9월의 요구불예금 감소폭이 약 4조50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탈세가 더욱 빨라진 셈이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자가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예금을 의미한다. 사실상 투자 대기성 자금 성격이 짙고, 금리 수준이 0.1% 안팎에 그쳐 '저원가성 예금'으로도 불린다.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 은행으로선 낮은 이자를 주고도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만큼 핵심적인 예금으로 취급받는 이유다.


요구불예금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 반해, 수신금리가 지속해서 인상되고 있는 까닭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지난 9월 신규 취급 기준 정기예금(1년 만기)의 평균 금리는 연 3.83%로 1월(1.83%) 대비 200bp(1bp=0.0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9.1%, KB 주택매매가격지수는 0.79%(전국 기준) 하락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10월말 기준 정기예금 규모는 808조2276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론 47조7231억원(6.3%), 지난해 말 대비론 153조2917억원(23.4%) 늘어난 상태다. 지난 9월 전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증가폭이 32조5000억원으로 통계작성 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는데, 한 달 만에 이를 뛰어넘는 상황이 재현된 것이다.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인상으로 직결되고 있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구매관리자비용지수(COFIX)'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의미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와 직접적으로 연동된다. 다시 말해 수신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단 의미다.


올해 은행권의 조달 비용이 급증하며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월 1.64%에서 지난 9월엔 3.40%까지 136bp(1bp=0.01%)나 상승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3% 선을 넘어선 것은 10년 만이다. 잔액 기준 코픽스 역시 2.52%로 7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핵심 예금 감소에 더해 채권시장까지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경색되기 시작하면서 금융권의 수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엔 상호저축은행을 중심으로 3%대의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이 보편화됐고, 각종 상호금융에선 7~8%대 특판예금 상품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자연스레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중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핵심 예금 이탈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고, 안전자산인 예·적금으로의 역 머니무브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연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금리 모두 8%대까지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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