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자원연구원, 폐리튬이차전지에서 소재 회수 기술 개발
99.5% 고순도로 추출 가능
"자원전쟁에 맞설 기술적 해결 방안 제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고순도의 리튬이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수출 압박을 가하며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냥 버려지던 폐배터리에서 고순도의 탄산리튬, 불화리튬 등 주요 이차전지 자원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류태공 자원활용연구본부 박사 연구팀이 리튬이차전지 제조공정에서 나오는 리튬폐액과 폐 반응용기 등 폐기물에서 유가자원을 회수하고 재자원화하는 친환경 자원순환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사용 후 처리가 어려운 폐 반응용기에 착안해 ‘리튬이차전지 제조공정 배출 폐기물로부터 유가자원 회수 및 재자원화 기술’을 연구, 99.5% 이상의 고순도 리튬이차전지 양극재 원료로 제조 및 사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자체 개발한 친환경 습식 전환 기술을 적용해 폐 반응용기에서 NCM 전구체(니켈·코발트·망간), 탄산리튬, 수산화리튬 등 유가금속과 제올라이트 함유 물질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폐 반응 용기에 남아 있는 잔류 양극재 분말에서 NCM 전구체 및 탄산리튬을 확보했다. 폐 반응용기 분말의 수세(Rinsing) 및 분리를 거쳐 이온 분리 농축(MCDI)과 수산화침전을 통해 마그네슘 · 알루미늄 · 칼슘 등 리튬폐액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수산화리튬을 회수했다.
특히 분말을 황산화(Sulfation) 처리해 추출한 리튬함유 용액은 습식전환 과정을 통해 탄산리튬으로 회수된다. 이 과정에서 용해되지 않은 찌꺼기 등 잔류물질은 알칼리 산도 조절을 실시, 제올라이트성 함유 물질로 재생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제올라이트(zeolite)는 미세 다공성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형태로 주로 흡착제나 촉매로 활용된다.
연구팀은 폐 반응용기에서 회수되는 리튬용액 또는 양극재 제조과정에서 배출되는 리튬폐액을 반도체 산업에서 나오는 불화물 폐액과의 혼합·분리를 통해 불화리튬(Lithium Fluoride)을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불화리튬은 광학유리, 용융제 및 리튬이차전지 전해액 원료로 사용되기에 리튬폐액의 불화리튬 재자원화는 경제·산업적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전량 폐수 처리되는 리튬폐액을 재활용할 수 있어 환경오염 저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폐 이차전지의 재활용 기술은 일부 고가의 유가금속 회수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공정 운영 비용이 매우 고가이며, 발생하는 폐기물의 처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번 기술 개발은 리튬 등 이차전지의 품귀 현상 속에서 고부가가치의 유가금속을 회수하고 재자원화하는 저비용 고효율의 친환경적 기술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핵심광물의 공급망 편재 속에서 환경친화적인 광물자원의 재활용·재자원을 위한 기술적 해결방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연구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99.5% 이상의 초고순도 소재 회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류태공 박사는 “그동안 리튬이차전지 제조 산업에서 배출되는 다양한 폐기물의 처리 문제와 환경오염에 고민하며 이번 연구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하며 “주변에 버려진 폐기물도 소중한 자원으로 생각하며 고도화된 친환경 자원 선순환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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