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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의 현재] "꼭지에 샀다가 망했다"…'1년차 영끌족'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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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2년 사이에 집 샀던 사람들, 가장 폭망한 영끌족
집값 수억원 떨어지고, 月이자 수십만원 올라

3일 미국 자이언트 스텝, 24일 한은 금리 인상 기정사실
연말 되면 이자 최대 8% 부담 더 커질 것

[영끌족의 현재] "꼭지에 샀다가 망했다"…'1년차 영끌족'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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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전세를 구했어야 했는데…. 꼭지에 샀다가 집값은 내려가고 이자는 오르고. 1~2년 사이에 집 산 사람들이 영끌족 중에서도 제일 망한 케이스죠"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사는 이대호(43) 씨는 올해 1월 영끌족 대열에 합류했다. 대기업 영업맨인 이씨는 작년까지 대전에서 살다가 서울 지점 발령을 받고 상경했다. 큰마음 먹고 산 113㎡(34평형) 아파트의 계약 당시 시세는 16억 5000만원. 매매 당시엔 주택담보대출 제외 대상이었다. "주담대를 받지 못해서 맞벌이하는 아내와 연차까지 쓰고 은행을 돌면서 '누더기 대출'을 받았어요"


이씨는 집을 담보로 은행 두 곳에 나눠 생활안정자금 대출 2억원을 받았다. 고정금리긴 했지만, 각각 5.3%, 4.8%라 처음부터 이자 부담이 컸다. 신용대출은 3억원을 받았는데, 은행 네 곳으로 찢었다. 빌릴 때만 해도 3~4%대였던 신용대출 금리는 지금 5~6%대까지 뛰었다. 이자는 올랐지만 내린 것도 있다. 바로 집값이다. 이씨가 사는 아파트 최근 시세는 13억7000만원으로, 살 때 보다 3억원이나 주저앉았다.

최근 1~2년 사이 집산 사람들이 가장 서러운 영끌족

"아파트 구입 시점엔 월 이자가 190만원이었는데, 이젠 230만원이 됐어요. 원금은 매월 따로 50만원씩 갚고 있습니다. 미국도, 한국도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하니 앞으로 이자 부담이 더 커지겠죠. 아이들 학년이 올라가면서 교육비도 오를 거고, 대출 갚아내려면 허리띠를 꽉꽉 졸라매야죠. 집값이라도 안정되면 갚을 힘이라도 날 텐데 시기를 완전히 잘못 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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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 중에서도 가장 서러운 사람들이 이씨와 같은 경우다. 사자마자 집값은 떨어지고, 금리만 오르는 걸 감내해야 하는 최근 1~2년 사이 내 집 마련을 한 이들.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 2년 전 집을 마련한 최은지(32) 씨도 여기에 해당된다.


"너도나도 '오늘 못 사면 영원히 못산다'고들 했었잖아요. 가만있다간 영원히 무주택자로 남을 거 같아서 2020년 8월에 무리해서 아파트를 장만했어요. 8억원 넘게 주고 샀는데 지금은 7억원으로 내려갔어요. 더 떨어질까 봐 무서워서 하루에도 몇 번씩 네이버 부동산 들여다보는 게 일이에요."

최씨는 지난주 통보받은 신용대출 금리를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집 살 때 1억원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었는데, 이달에 금리 5%가 넘었어요. 주담대는 고정금리로 받아 그나마 다행이다 싶지만, 집값이 떨어지니 망했다는 생각밖엔 안 드네요. 요즘엔 커피값도 아까워요."


금전적 손해, 마음도 지치지만…대책없는 영끌족

영끌족들에게 닥친 어려움엔 이렇다 할 해결책도 안 보인다. 집값은 내려가고 이자는 오르는 상황을 견뎌내는 수밖엔 도리가 없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마저 '대책 없음'을 확인해 준 바 있다.


"지금 2030 세대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연 3% 금리로 돈을 빌렸다면 평생 그 수준이 갈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경제 상황으로 볼 때 그런 가정이 변할 수 있다. 이런 위험이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의사결정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지난달 13일,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직후)


지난달 31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5.02~6.61%, 고정금리는 5.35~7.33%, 신용대출 금리는 5.95~7.55%였다. 오는 3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고, 한은이 이달 24일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연말에는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 상단이 8%대에 달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서대문구 홍제동에 사는 영끌족 방태원(37)씨는 "영끌족으로썬 금리, 집값 안정을 바라긴 하지만,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본인의 선택한 결정 아니냐', '영끌해 투자한 사람들이 알아서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보면 더 할 말이 없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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