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사고 발생 직후 첫 대응…밤샘 대책회의 후 30일 오전 대국민담화 발표
서초동 사저, 용산 집무실, 사고 현장, 정부서울청사 尹 동선 모두 공개
'사고 대응' 정치공세 빌미 원천 차단 의도
할로윈을 앞두고 이태원 일대에 대형 압사 참사가 발생한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이후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정부가 수습과 후속조치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뜬눈으로 밤을 새우면서 용산 대통령실과 정부서울청사에서 잇따라 긴급회의를 열고 사고 상황과 조치를 점검한데 이어 30일 오전엔 긴급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시의 정부 대응 논란을 반복하지 않고자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인 29일 밤 사고 내용을 보고 받은 뒤 관계부처에 두 차례 긴급지시를 내렸다. 같은 날 오후 11시36분 언론에 공지된 1차 지시에서 윤 대통령은 "신속한 구급 및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고, 40분 뒤 2차 지시에서도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체계를 신속하게 가동해 응급의료팀(DMAT) 파견, 인근 병원의 응급병상 확보 등을 속히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소방당국이 신고를 접수하고 상황을 파악한 뒤 10시43분 대응 1단계를, 11시13분 2단계를, 11시50분 3단계를 각각 발령한 점을 감안하면 1단계 대응 50여분 뒤에 첫 지시를 내린 셈이다.
심정지 환자가 대거 확인된 30일 오전 1시를 전후해선 용산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로 나와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오전 2시 30분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가동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과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한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수습 본부를 즉각 가동하라고 지시했고 이 장관에게는 사망자 파악과 더불어 사고 원인에 대한 정밀조사 등 수습 준비에 착수할 것을 주문했다.
이후 오전 9시 50분에는 '이태원 참사' 사고에 대한 긴급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사고 발생 11시간여만에 대통령이 국민앞에 직접 나선 것이다. 담화 이후에는 사고 현장을 찾아 상황을 점검하고 모든 정부부처와 관공서에 즉각적인 조기 게양도 지시했다. 이어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 설치된 사고수습본부에서 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의 진두지휘 행보에 대해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신속한 사고 수습과 후속조치에 최대한 집중해야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미숙한 대응으로 전 국민들의 공분을 산 세월호 참사와 비교될 수 있는 빌미를 원천차단한다는 의도도 담겼다는 것이다. 2014년 4월 16일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고 첫 지시를 한 뒤 7시간이 지나서야 중대본을 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사고 34일이 지나서야 나왔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서초동 사저와 용산 집무실, 사고 현장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사이를 오간 윤 대통령의 동선을 공개하기도 했다. 대형참사 이후 대통령의 동선에 대한 야당의 정치공세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당분간 사고수습에 전념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정말 참담하다"며 "정부는 오늘부터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국정 최우선 순위를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에 두겠다"고 언급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역시 이날 '레고랜드 사태' 논의를 위해 예정됐던 고위당정협의회를 일찌감치 취소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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