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021년 생산된 기아차 일부 모델 대상 범죄행위 기승
점화장치 파손한 후 USB 꽂아 차량 절도 … ‘기아 보이즈’ 별칭도
[아시아경제 김성욱 기자] 미국에서 기아차를 훔쳐 달아나는 과정을 찍은 후 틱톡에 올리는 절도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이 같은 '기아 챌린지'를 따라 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10대 4명이 사고로 숨졌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아침 뉴욕주 버펄로 33번 국도에서 10대 6명이 탄 차량이 충돌사고를 일으켰다.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10대 5명이 차량 선루프를 통해 바깥으로 튕겨 나갔다. 이 가운데 4명이 숨졌으며, 나머지 2명은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사고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에서 유행하는 '기아 챌린지'를 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기아차의 차량 점화장치를 파손한 후 USB 케이블을 통해 시동을 걸어 훔치는 틱톡 챌린지를 따라 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지프 그라마글리아 버펄로 경찰청장은 "10대들이 휴대전화 충전기를 사용해 기아차를 훔치는 틱톡 챌린지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기아차 절도와 관련한 증거는 알려지지 않았다.
'기아 챌린지'는 2011년부터 2021년 11월 이전까지 생산된 기아차 일부 모델 차량을 대상으로 한 범죄 행위로, 차량을 훔친 후 SNS에 올려 인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금속 열쇠를 사용한다는 점, 도난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다는 점 등을 노려 차량 절도 방법 등을 공유하기도 하는 이들은 일명 '기아 보이즈'라고도 불린다.
최근 미국 전역에서는 이 같은 절도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 그라마글리아 경찰청장은 "지역 자동차 범죄가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90%나 증가했다"며 "기아차를 훔칠 수 있다는 용이성 때문에 기아차를 조사하고 있거나 소송을 제기한 도시가 전국에 많이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지난 8월 29일까지 접수된 차량 도난 신고 3970건 가운데 기아차 또는 현대차 모델의 비율은 48%로, 지난해 7%에 비해 급증했다. 시카고에서도 8월 한 달간 현대·기아차 601대의 도난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차주들은 지난 8월 4일 아이오와 남동부 연방 지법에 기아차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들은 소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도난당하기 쉽고 안전하지 않으며 결함 있는 차량을 만들었다"며 "차량 구매에 따른 도난방지 장치 비용과 결함으로 인한 보험료 인상 등의 비용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했다.
기아아메리카는 앞서 성명을 내고 "일부 기아차를 대상으로 하는 최근 챌린지에 대해 알고 있다"며 "무모하고 위험한 방식으로 차량을 훔치는 이런 범죄행위는 지역사회를 위협하고 차량 소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강조했다.
SNS 플랫폼을 통해 범죄 행위가 유통된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다만 틱톡 측은 '기아 챌린지'를 두고 "우리의 정책을 명백히 위반하는 이러한 행동을 용납하지 않으며, 우리 플랫폼에서 발견되면 제거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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