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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화성 지질학자'의 마지막 선물[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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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소형 핵폭탄급 운석 충돌 지진파 감지
위치 확인 및 촬영에 결정적 공로

인사이트호. 사진 출처=미 NASA

인사이트호. 사진 출처=미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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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태양광 패널에 먼지가 덮여 죽어가고 있는 '화성 지질학자' 인사이트호가 마지막 업적을 남겼다. 지난해 말 화성에 작은 원자폭탄급 위력을 가진 운석 2개가 떨어진 후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사실을 감지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큰 충돌구가 생겼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28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스위스 취리히공대 지구물리학연구소 김도연 연구원 등 연구팀은 인사이트호가 지난해 12월 24일 화성에서 관찰 사상 가장 거대한 운석 충돌로 인해 발생한 지진파를 감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당시 화성에 충돌한 운석 두 개는 각각 소형 핵폭탄급 위력의 충격을 줄 정도로 컸고, 화성에 거대한 지진을 발생시켰다. 과학자들은 이 지진파를 통해 인사이트호로부터 수천km 떨어진 화성 지각의 특성을 연구할 수 있었다. 또 인사이트호가 착륙한 곳이 왜 굴착이 불가능할 정도로 단단한 토양으로 구성된 특징을 가졌는지 해답을 찾고 있다. 특히 미국의 한 연구팀은 이런 인사이트호의 지진파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화성 궤도선(Mars Orbiter)을 동원해 당시 운석 충돌로 인해 생겨난 지름 130m 이상의 큰 충돌구를 확인해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화성 운석 충돌구. 사진 출처=NASA

화성 운석 충돌구. 사진 출처=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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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호는 2018년 11월 화성 적도 인근의 엘리시움 평원에 착륙했다. 바퀴가 달려 이동하는 다른 탐사선과 달리 한 자리에 고정돼 드릴로 땅을 파 지진파ㆍ열 감지기를 설치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었다. '화성 지질학자'라는 별명답게 화성의 토양과 지질, 내부구조 등을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상하리만큼 단단한 표토층 때문에 드릴 굴착 작업에 실패했다. 설상가상으로 태양광 패널이 먼지에 덮이면서 전력 생산량도 급감, 수주 내에 수명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이트호는 그동안 1300회가 넘는 지진파를 검출했으며, 화성 핵의 크기와 지각의 두께 등을 알아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엔 화성의 맨틀이 지구보다 철분이 더 풍부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성의 지진은 대체로 인사이트호로부터 약 1500km 떨어진 세르베투스 포새 협곡이라는 지역에서 발생하는데 마그마가 지하에 주입되면서 진동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체로 규모 2~3안팎의 소형 지진이지만, 지난 5월4일엔 규모 4.7의 다소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이밖에 지난해 8월과 9월 두 차례 세르베투스 포새 협곡이 아닌 다른 곳에서 발생한 지진이 관측된 적도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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