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 백신, 내년 1회 접종 시 100달러 넘어
작년 국내 인체백신 무역수지 적자 18억달러
코로나 장기화에 백신주권 확보 중요성 커져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코비원' 개발 성공
우수한 면역원성·추가접종 효과 확인
국제 기관 협력해 '포스트 코로나' 대비 박차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올겨울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화이자·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코로나19 백신 가격 인상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백신주권’의 중요성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 개발에 성공하면서 백신주권 국가에 합류했다.
화이자·모더나 "내년 백신 공급가 인상"
28일 제약바이오 업계와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 가격을 현재 미국 정부 납품가의 약 4배로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젤라 루킨 화이자 대표는 최근 애널리스트 및 투자자 회의에서 내년 미국 정부와의 계약이 만료되고 민간시장을 통한 백신 공급이 진행되면 성인 1회분당 가격을 현재 25~30달러에서 110~130달러 수준으로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모더나 역시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민간 시장으로 전환되면 1회분당 64달러에서 100달러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백신 주요 공급자인 양사의 가격 인상은 미국을 넘어 세계 각국의 백신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방역당국은 정례 브리핑에서 백신 가격 인상에 대해 언급하며 우리나라가 내년에 계약하려고 협의하고 있는 부분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신 공급 제약사가 소수에 불과하고, 이를 전 세계 국가들이 구매하려 하다 보니 모든 협상에서 구매자가 공급자에 비해 ‘비교 열위’에 빠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백신주권, SK바사 '스카이코비원'의 성공
상황이 이러면서 백신주권 확보는 더욱 중요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백신주권 확보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이뤄졌다. 사태 초기 미국, 영국, 독일 등 일부 국가만이 자체 백신을 소유했고, 해당국들은 자국민 우선 접종 정책과 코로나19 백신을 국력 확대의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백신 공급 불균형 현상이 심화했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의 인체백신 무역수지는 18억3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5억2000만달러를 수출한 데 비해 수입은 23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코로나19 백신 수입으로 인한 적자로 해석된다.
다행인 부분은 우리나라는 최근 백신주권 국가에 합류하게 됐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앞서 8월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개발에 성공하면서 자체 개발 백신을 확보했다. 스카이코비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미국 워싱턴대학 약학대 항원디자인연구소(IPD)가 공동 개발한 백신으로, 글로벌 임상을 통해 기초접종(1·2차)에 대한 우수한 면역원성이 확인됐다. 기존 백신 접종자에 대한 추가접종(부스터샷) 효과도 입증됐다.
실제 만 18세 이상 성인 4037명을 대상으로 한 스카이코비원 기초 접종 임상 3상 결과, 중화항체가는 접종 전 대비 약 33배 증가했고, 대조 백신과 비교해 3배 높은 중화항체가 형성됐다. 또 국내에서 허가받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 백신으로 기초접종을 마친 사람이 스카이코비원으로 부스터샷을 접종한 경우 접종 전보다 오미크론 변이주인 BA.1에 평균 52.9배, BA.5에 평균 28.2배 중화항체가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스카이코비원이 1·2·3차 임상을 모두 국내에서 진행한 점을 주목한다. 이는 우리 국민에게 더 적합하고 안정적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스카이코비원의 글로벌 임상 수행 및 분석은 비영리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협력해 진행됐고, 국립보건연구원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로부터 지원을 받아 고려대구로병원 등 다수의 기관에서 국내 임상이 수행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2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협약식을 열고 mRNA 백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리처드 해치트 CEPI CEO,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원본보기 아이콘"새로운 백신·플랫폼 개발 속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코비원을 넘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새로운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다수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타깃으로 하는 다가 백신, 독감·코로나를 한 번에 대응하는 콤보 백신, 코로나19·사스 등이 속한 ‘사베코바이러스’를 표적으로 한 범용 백신, 바이러스 예방·치료를 위한 ‘비강 스프레이’ 등을 개발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힐레만연구소 등 국제적 기관들과 협약을 체결하고 신규 백신 및 플랫폼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팬데믹으로부터 인류를 지켜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속도’라는 점을 전 세계가 공감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관,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백신 개발의 혁신을 이룩하고 궁극적으로 인류 보건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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