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리스크’에 상하이 주택값 하루 만에 40% 폭락
중국 정부, 외국기업 투자 촉진책 패키지 내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공산당 총서기 및 정치국 상무위원회(상무위) 구성원을 뽑는 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마친 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상무위 기자회견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으로 세계 자본시장에서 '차이나 런'(중국 회피·차이나와 뱅크런의 합성어) 현상이 두드러지자 중국 정부가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직후 외국기업 투자 촉진책 패키지를 내놨다.
27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발개위 등 6개 부처는 당일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외자 촉진을 위한 15개항 정책 조치를 25일 발표했다. 이는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후 '시진핑 리스크'가 전방위로 확산한 데 따른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번 당 대회를 계기로 시진핑 주석의 종신 집권 발판이 마련되고 '시진핑 집권 3기'의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모두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측근 그룹)으로 구성되면서 중국 개혁개방 기조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24일 홍콩증시가 6.36% 폭락하는 등 중화권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으며, 미국 증시에서 중국 관련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리스크'로 하루 새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5대 기업의 시총이 521억7000달러(약 75조2000억원) 증발했고, 중국 부호들의 재산이 127억달러(약 18조2500억) 날아갔다. 위안화 가치도 15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중국 부유층들의 중국 엑소더스(탈출)도 관측된다. 중국 당국이 '공동부유'(소득격차와 불평등을 줄여 모두 잘살자)를 앞세워 부유층들에게 높은 세금을 물릴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대만 쯔유시보는 26일 "상하이의 고급 주택 화산샤두위안이 지난달에 6000만위안(약 117억원)에 팔렸지만 24일부터 3599만위안(약 70억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하룻밤 만에 가격이 40% 이상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같은 움직임이 감지되자 중국 당국은 외국 자본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투자 안정화 조치를 내놨다. '외국인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외국인 투자 등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예외적으로 특정 영역에서 금지하거나 제한한다는 의미) 실시를 통해 외국 투자 기업이 법률 및 규정에 따라 중국 기업과 동등하게 지원 정책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방 정부의 경우 외국인 투자 촉진 우대 정책을 도입한다. 외국인 투자 기업이 중국 내 제조업 분야에 재투자를 장려하고, 외국인 투자 기업의 생산 및 자재 운송 등 물류가 원활하게끔 보장하라는 내용의 조치가 포함됐다.
글로벌 기업인의 입국 편의를 높이는 방안도 논의됐다. 코로나19 방역을 잘한다는 전제 하에서 다국적 회사·외국 투자기업의 고위 관리자와 기술 인력 및 그 가족의 출입국을 편리하게 할 것이라는 내용도 들어갔다. 또 제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투자 기업의 수출입을 지원하고 무역 및 통관을 편리하게 하고, 외국인 투자 기업의 혁신 및 발전을 지원한다.
이번 조치와 관련 바이밍 중국국제무역경제협력원 국제시장조사연구소 부소장은 26일 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당 대회 폐막 후 첫 개방 정책 패키지로서 중국의 개방 의지를 알리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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