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취업 등 각종 스트레스로 탈모 호소
스트레스 줄이고 과도한 음주·흡연 삼가야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30대 초반 김모씨는 최근 탈모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는 "취업에 계속 실패하고, 대인관계도 어려워지면서 머리카락이 우수수 빠진다"고 털어놨다. 이어 "탈모 예방 샴푸도 알아보고 있는데, (탈모 증상이)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년 남성의 전유물인 줄 알았던 탈모가 청년들 사이에서도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머리 감을 때마다 한 무더기씩 빠지는 머리카락을 보면 덜컥 겁부터 난다는 하소연도 많다. 탈모에 따른 외모 콤플렉스는 자존감 하락, 대인기피증,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뭉텅뭉텅' 빠지는 머리카락, 30대 최다
탈모 증상은 지속해서 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탈모 치료를 받은 사람은 24만3609명이다. 2017년 21만4228명보다 13.7%(2만9381명) 증가했다.
환자는 △2018년 22만4688명 △2019년 23만2671명 △2020년 23만3459명 △2021년 24만3609명으로 해마다 늘었다. 지난 5년간 이들이 병적 탈모로 쓴 진료비는 총 1779억8430만원이다. 지난해 병적 탈모 진료비는 419억9779만원으로 2017년 286억4979만원 대비 46.6%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5만2722명(21.6%) △40대 5만2580명(21.6%) △20대 4만7549명(19.5%) 순으로 진료를 많이 받아 20~30대의 탈모 관심도가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에는 '영(Young)탈모'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이렇다 보니 뷰티업계도 탈모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탈모 관리 제품의 주요 소비자가 2030세대인 만큼 젊은층을 적극 공략하는 모양새다.
예컨대 TS트릴리온의 TS샴푸는 광고 모델로 손흥민·김연아 등 청년들에게 인기 있는 연예인·스포츠 선수를 모델로 기용했다. 닥터포헤어도 배우 현빈을 통해 이른바 '현빈 샴푸'로 불리고 있다. 중장년 배우가 등장하던 기존의 탈모 제품 홍보와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MZ 탈모' 치료비, 지자체가 지원…갑론을박도
2030의 탈모가 늘면서 지자체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서울시 은평구는 구청장 공약 사항이었던 '은평구 거주 청년 대상 탈모치료 바우처 지원' 정책 수립에 들어갔다. 청년 탈모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관련 지원 방안에 대한 정책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성동구는 지난 5월 전국 최초로 '서울특별시 성동구 청년 등 탈모치료 지원 조례'를 통과시켰다. 내년부터 성동구에 석달 이상 거주한 39살 이하 주민들은 '탈모증' 진단을 받으면 구청으로부터 탈모치료 바우처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를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탈모는 일생 생활을 이어가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어 의료체계에서도 '비급여대상'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급여 인정을 받으려면 머리카락이 100개 이상 빠지거나, 심각한 흉터를 유발하는 병증 탈모로 진단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탈모 예방법으로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습관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통해, 일찍 잠드는 등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최대한 줄이고, 과로나 심한 스트레스를 피하는 게 좋다.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면 자기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 탈모로 이어지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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