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금리 인상 나설 것
"구로다 총재 은퇴 시점 예상
외환 시장 개입 효과 없어"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과거 일본의 외환 정책을 총괄해 한때 '미스터 엔'으로 불렸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외무성 차관이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170엔선을 돌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6일 사카키바라는 미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인들 대다수가 엔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170엔 돌파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카키바라는 아시아에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0년대 후반 일본 재무성 차관을 지낸 인물로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해 '미스터 엔' 또는 '통화 차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앞서 사카키바라는 지난 5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올 연말께 엔화 가치가 140엔~150엔대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실제 최근 달러당 엔화 가치는 150엔을 넘어서며 3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사카키바라는 일본이 미국과 달리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는 것이 엔화 가치 하락의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미일 간의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엔화 매도세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은행이 결국 계속되는 인플레이션의 압력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그 시기는 구로다 하루히코의 일본은행 총재 임기가 끝을 맺는 내년 4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카키바라는 "내년 경제 상황에 따라 시장이 과열됐다고 판단될 경우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말 긴축 기조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당국이 외환시장에 계속 개입하더라도 그다지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당국도 외환시장 개입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은 방법이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은행은 달러당 엔화 환율이 150엔 선을 돌파해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지난 21일과 24일 두차례 복면개입에 나섰다. 복면 개입은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일컫는 일본식 표현이다.
당국이 21일 시장 개입에 나선 지 1시간 반 만에 엔·달러 환율은 144엔대까지 하락했다가 이후 147엔대 후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26일 오후 3시 20분 기준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는 147.84엔에 거래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21일 엔·달러 환율을 끌어내기 위해 투입한 자금 규모는 5조5000억엔(약 5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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