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2'를 찾은 관람객들이 포스코캐미칼 전시관에서 복합소재를 사용한 전기차용 포스코 배터리팩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세종=이동우 기자]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이 하루만에 3%가까이 치솟았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한 데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영향으로 글로벌 리튬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진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리튬(탄산 리튬 99%기준) 가격은 전날 기준 ㎏당 540.5위안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당 175.5위안이던 리튬 값은 1년 사이 3.1배 올랐다. 특히 지난 일주일간 525.5위안으로 보합세를 보이던 리튬 가격은 하루만에 2.85% 급등하며 올해 1월 6일(2.99%↑) 이후 두 번째로 오름폭이 컸졌다.
리튬 가격 고공행진은 원자재 값 안정화 추세와 대조된다. 배터리 주요 소재인 니켈과 코발트 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다. 코발트의 경우 지난 5월까지 t당 8만1690달러로 최고가를 찍은 이후 하락세를 거듭해 전날 기준 5만1505달러까지 약 37%가량 떨어졌다.
리튬 가격이 나홀로 치솟는 배경에는 전기차 핵심 소재에 대한 미 IRA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IRA에 따라 완성차업체들은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한 광물을 40%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탑재해야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대당 7500달러)을 받을 수 있다. 이 비중은 매년 10%p 높아져 2027년엔 70%로 확대된다.
여기에 미국 달러화 강세로 중국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는 등 호주·칠레산 리튬 수입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중국 내 폭염으로 인한 정전 사태로 탄산리튬 정제 공장의 가동 중단 역시 생산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리튬 확보가 주요 과제로 부상하면서 해외 광물업체와 협약을 맺으며 활로 모색에 나섰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호주의 자원개발 기업 핸콕과 리튬, 니켈 등 광산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안정적인 자원 확보에 나섰다. SK온도 호주 레이크 리소스사의 지분 10%를 투자하고 고순도 리튬 총 23만t을 장기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리튬 가격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재계약 시점에서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리튬 수요는 올해 52만9000t에서 2025년 104만3000t, 2030년 273만9000t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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