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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감염병·소아암 지원…일생의 철학 담긴 'KH의 3대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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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故 이건희 회장 별세 2주기
사상 최대 규모 사회환원한 삼성家
문화재·미술품 기부,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소아암·희귀병 지원 등 그가 남긴 3가지

이건희 컬렉션·감염병·소아암 지원…일생의 철학 담긴 'KH의 3대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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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2주기 추모식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이목동 소재 가족 선영에서 엄수됐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겸 삼성글로벌리서치 고문,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전·현직 사장단 및 부사장 등 경영진 총 300여명도 순차적으로 선영을 찾아 고인을 기렸다.


◆KH의 위대한 사회 환원…그가 남긴 3가지=고 이 회장의 뜻에 따라 이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유산의 약 60%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사회 환원을 실천 중이다.

삼성은 한국 미술계 발전을 위해 고 이 회장이 평생 모은 문화재·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을 강조했던 고 이 회장의 철학에 따른 문화·예술품 기증이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된 특별전은 지금까지 매회 매진을 기록하며 '이건희 컬렉션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금까지 72만명의 관람객이 유족들이 기증한 국보급 문화재와 세계적 미술작품을 감상했다.


해외 미술관도 이건희 회장 컬렉션에 대해 큰 관심을 보여 국립중앙박물관은 2025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2026년 시카고박물관에서 대규모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건희 컬렉션과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소장품을 일정 기간 맞교환해 전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만큼 교류 전시가 성사될 경우 우리 국민들은 미국을 방문하지 않고도 세계 3대 박물관의 전시품을 감상할 기회를 갖게 된다.


삼성은 ▲감염병 극복 지원, ▲소아암 희귀질환 지원 등 의료공헌에도 1조원을 기부하는 기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역시 '인간 존중' 철학에 기반해 평소 의료 공헌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던 고 이 회장의 유지에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지난해 5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대한민국 감염병 극복 지원 사업' 기부 기념식을 가졌고, 감염병 극복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키로 했다.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나머지 2000억원은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된다.

평소 '어린이는 미래의 희망'이라고 강조해온 고 이 회장의 '어린이 사랑'을 이어받아 유족들은 소아암 및 희귀질환 환아 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8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사업단'을 발족하고 올해 말부터 환아 검사 및 치료 지원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와는 별도로 유족들은 소아암·희귀질환에 걸려 고통을 겪으면서도 비싼 치료비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전국의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지난해 4월 3000억원을 기부했다. 앞으로 10년간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한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국립중앙의료원이 지난해 5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족 측과 '대한민국 감염병 극복 지원 사업' 기부금 기념행사를 열고 있는 모습.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국립중앙의료원이 지난해 5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족 측과 '대한민국 감염병 극복 지원 사업' 기부금 기념행사를 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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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삼성'으로 변모=고 이 회장은 삼성에 '한국의 삼성'을 넘어선 '세계의 삼성' 타이틀도 남겼다. 외형적인 성장뿐 아니라 선진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도전과 활력이 넘치는 기업문화 만들어 경영체질을 강화했다. 삼성이 내실 면에서도 세계 일류기업의 면모를 갖추도록 했다.


1993년 고 이 회장이 '삼성 신경영'을 선언하고 경영 전 부문에 걸친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한 것은 삼성의 대표적인 전환점으로 꼽힌다. 인간미, 도덕성, 예의범절, 에티켓을 삼성의 전 임직원이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로 보고, 양을 중시하던 기존의 경영 관행에서 벗어나 질을 중시하는 쪽으로 경영의 방향을 선회했다.


신경영 철학의 핵심은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자기반성을 통해 ▲변화의 의지를 갖고 ▲질 위주 경영을 실천해 ▲최고의 품질과 최상의 경쟁력을 갖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세계 초일류기업이 되자는 것이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삼성은 1997년 한국 경제가 맞은 사상 초유의 IMF 위기와 2009년 금융 위기 속에서도 성장했다. 지난해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746억달러로 글로벌 5위를 차지했고 스마트폰, TV, 메모리반도체 등 20개 품목에서 월드베스트 상품을 기록하는 등 명실공히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했다.


사업적으로는 반도체 산업을 꽃 피게 했다. 반도체 산업이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에 부합하며, 한국과 세계 경제의 미래에 필수적인 산업이라 판단하고 1974년 불모지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반도체사업에 착수했다. 삼성은 1992년 이후 지금까지 D램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 중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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