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 이후 플랫폼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대통령이 나서서 독과점 폐해 점검을 주문하는가 하면, 여야가 앞다투어 규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사고의 재발 방지 대책과 관계없는 플랫폼 규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스타트업들이 활발히 진출해 있는 법률, 부동산, 의료 등 분야에서는 플랫폼 자체를 반대하는 직역 단체들이 뭉친다고 한다. 변협과 의협 등 4개 단체는 반(反) 플랫폼 협의체를 만들어 연대를 확대하겠다고 나섰다. 변협은 법률 플랫폼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를 끝내 징계했다. 이쯤 되면 플랫폼은 우리 사회의 ‘공공의 적’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우리 사회와 경제에서 플랫폼은 역기능에 비해 순기능이 비할 데 없이 크다. 플랫폼은 다수의 공급자와 소비자, 또는 다수의 이용자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해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거래비용을 낮춰 소비자 후생을 키운다. 다수의 이용자를 연결할 때 이용자에게 요금을 받기보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광고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해간다. 깜깜이식 ‘레몬마켓’이 없어지고, 편의성이 커지기 때문에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플랫폼의 경쟁력은 참여자의 크기에서 나오기 때문에 자연스레 점유율의 쏠림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지만 디지털 플랫폼은 새로운 경쟁자가 계속 나타나고 대체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카카오톡 역시 ‘국민 메신저’가 된 지 10년도 안 됐고, 이번 장애 때 경쟁 서비스의 지표 상승이 확연히 나타났다. 만약 카카오톡의 서비스 장애가 한 달 정도 지속됐다면 대다수 국민들은 미련 없이 다른 서비스로 떠났을 것이다. 독점적 지위처럼 보이는 플랫폼도 이용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더 노력할 수밖에 없다. 만약 이용자의 요구를 쫓아가지 못하면 누구든지 도태된다는 것이 증명된 시장이다.
이 때문에 지금은 플랫폼 경제의 시대이고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많이 가진 국가가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디지털 경제의 시대다. 플랫폼의 대안으로 등장한 탈중앙화 기술은 아직 사회적 신뢰를 형성하지 못했다. 오히려 ‘디지털화’가 지체돼 플랫폼의 효용을 누리지 못하는 많은 영역이 존재한다. 플랫폼을 반대하는 이익단체들이 존재하는 의료, 법률, 부동산, 교통 등의 분야야말로 국민들이 플랫폼을 통한 혁신을 강력히 원하는 분야다. 스타트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유니콘으로 성장하고 글로벌 기업까지 목표로 할 수 있는 분야다.
물론 플랫폼이 우리 사회의 혁신에 기여한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옹호의 대상일 수는 없다. 이용자와 플랫폼 참여자에 대한 책임과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플랫폼에 대한 우려를 침소봉대하여 혁신을 가로막거나 새로운 스타트업의 성장을 봉쇄하는 규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심야 택시 대란 완화 대책을 내놓았는데 ‘과거 타다·우버 모델과 새로운 플랫폼 운송 서비스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 중 하나였다. 사회적 갈등을 겪으면서 택시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혁신을 금지했지만, 누더기 규제로 택시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원점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이미 신뢰를 잃은 정부 규제를 믿고 플랫폼 운송 서비스에 뛰어들 스타트업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일관되게 혁신을 촉진하되, 그 성과를 보다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더 많은 플랫폼이 필요하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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