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무인도인 함박도를 두고 '영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전 인천 강화군 서도면 말도리에서 바라 본 함박도에 북한의 군 시설이 보이고 있다. 국방부는 최근 함박도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약 700m에 위치해 북측 관할 도서인 것을 현장 확인했다고 밝혔다./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장희준 기자]북한이 다시 도발에 나섰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3 연임이 결정된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끝나자마자 무력 시위를 넘어 군사적 충돌까지 감안한 도발로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24일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3시 42분께 서해 백령도 서북방(약 27㎞)에서 북한 상선(무포호) 1척이 NLL을 침범해 우리 군이 경고 통신 및 경고사격으로 퇴거 조치했다"고 밝혔다.
북한 선박은 NLL 이북으로 물러났지만, 북한군은 오전 5시 14분께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 NLL 북방 해상완충구역으로 10발의 방사포를 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우리측에 책임을 떠넘겼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로 "남조선 괴뢰해군 2함대 소속 호위함이 불명 선박단속을 구실로 백령도 서북쪽 20㎞ 해상에서 아군 해상군사분계선을 2.5∼5㎞ 침범하여 ‘경고사격’을 하는 해상적정이 제기되었다"고 주장했다.
군은 북한 선박이 NLL을 넘은 행위를 단순 ‘월선’이 아닌 ‘침범’으로 규정하고 의도를 파악하고 있다. 특히 총참모부가 "최근에 지상전선에서의 확성기도발에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해 육상에서의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도 높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미·중 전략경쟁 심화로 북한 문제에 대한 미·중의 협력도 기대하기 어렵운 만큼 최근 전술핵무기 공격 능력까지 과시한 북한은 현시점이 NLL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NLL 해상 일대에서 의도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유발한 것은 도발 명분 쌓기로 7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수 도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2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은 현재 핵실험 준비를 완료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북한이 제3의 장소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한 질문에 "북한이 잠재적으로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고 보고 있다"며 임박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일각에선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잠재울 거란 전망도 나온다. 시진핑 주석이 ‘대만 통일’을 장기 집권의 명분으로 내세운 만큼 역내 군사적 위기가 중첩되는 상황을 부담스럽게 여길 거란 판단이다. 북한은 앞서 2017년 9월엔 시 주석 주재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정상회의가 개막한 당일 제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가 중국 당국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적도 있다. 중국이 북한의 6차 핵실험 뒤인 같은 해 9월11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제2375호 채택 때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던 것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대만에 집중해야 하는 중국 입장에선 북한이 선 넘는 도발에 나서는 걸 원치 않을 것"이라며 "신냉전 구도가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반도 위기까지 고조되면, 중국 입장에서 놓칠 수 없는 경제적 파트너인 한국까지 대만 사태에 엮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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