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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반격"…호주·나이지리아·파키스탄 등 지구촌 곳곳 홍수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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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탓 해안침수·폭우 등 기상 이변 속출
나이지리아 홍수로 지금까지 최소 600명 사망
유엔 사무총장 "인간이 자연에 선포한 전쟁에 대한 반격"

물에 잠긴 도로를 카누로 이동하는 나이지리아 주민들. 사진=AP 연합뉴스

물에 잠긴 도로를 카누로 이동하는 나이지리아 주민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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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올해 들어 파키스탄과 태국, 캄보디아와 호주, 나이지리아와 베네수엘라 등 지구촌 곳곳이 기후 변화로 인한 극심한 물난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는 6월부터 내린 비로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고 1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전례 없는 재난으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파키스탄을 강타한 대홍수 관련 피해 추산액이 400억 달러(약 57조4000억원)로 크게 불어났다고 AP통신이 보도하기도 했을 만큼 그 경제적 피해가 크다.

아프리카 서부의 '자원 부국' 나이지리아도 최악의 홍수를 겪으면서 36개 주 가운데 절반인 18개 주가 피해를 봤다. 이 홍수로 600여명이 사망하고 10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나이지리아 남동부와 북중부에서는 지금도 마을 수백 개가 고립돼 식수와 연료, 음식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한 달 전 홍수 피해 수습도 안 된 상태에서 앞으로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현지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최근 남동부 일대에 내린 폭우로 뉴사우스웨일스주와 빅토리아주, 섬 지역인 태즈메이니아주에서 최소 16개 강이 범람해 수천 명이 갈 곳을 잃었다. 멜버른에서는 지난 7일 1시간 동안 내린 비의 양이 월평균 강수량의 절반이 넘는 등 주변 곳곳에서 100년 동안 변치 않던 10월 강수량 최고기록이 깨지고 있다.


멜버른 서쪽 교외 지역이 물에 잠겼고, 주민들은 가축들을 대피시키고 물길을 내면서 강둑이 무너지지 않도록 모래주머니를 쌓고 있다. 시드니도 올해 가장 많은 비가 내렸고, 멜버른과 같은 빅토리아주 도시인 케랑도 혹시 모를 최악에 홍수 대비에 나서고 있다.

홍수 대비해 모래주머니 쌓는 호주 주민들. 사진=EPA 연합뉴스

홍수 대비해 모래주머니 쌓는 호주 주민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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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에서는 심한 몬순 폭우와 갑작스럽게 내리는 비로 수십 명이 목숨을 잃고 수천 명이 집과 농토를 잃었다.

태국에서는 77개 주 가운데 59개 주가 홍수 피해를 봐 약 45만 채의 집과 10만 헥타르의 농지가 유실됐다. 태국 정부는 재난 구제를 위해 약 23억 바트(약 61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폭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트남 중부에서도 계속 비가 내려 사망자가 10명으로 늘었고, 다낭 해안 지대 주택 1만 1천여 채가 침수됐다. 캄보디아의 훈 센 총리는 북부 여러 주에 걸쳐 있는 논이 홍수로 유실된 뒤 농업부 장관을 경질했다.


중남미 베네수엘라도 최근 몇 주 동안 내린 비로 아라구아주 여러 도시가 큰 피해를 봤다. 지난 8일에는 산사태가 라스 테헤리아스 마을을 덮치면서 최소 54명이 사망했다. 17일에는 아라구아주에서 유일하게 물난리를 면했던 북부의 엘 카스타뇨가 폭우로 댐이 무너지면서 물에 잠겼다. 대다수 주민은 미리 대피해 인근의 고립된 마을을 찾아 나섰다. 정부는 2800명의 군인을 급파해 복구를 돕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라스 테헤리아스 산사태와 로스 파토스강 범람으로 도심에 흘러든 진흙을 한 시민이 수레를 이용해 치우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베네수엘라의 라스 테헤리아스 산사태와 로스 파토스강 범람으로 도심에 흘러든 진흙을 한 시민이 수레를 이용해 치우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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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라스 테헤리아스에서 35일 동안 내릴 양의 비가 하루에 쏟아졌다며, 이는 기후 위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고열로 팽창해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세계 각지 해안이 물에 잠기고, 고온으로 대기 중 습기가 축적돼 폭우나 폭설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어 전문가들은 "폭우로 인한 홍수는 자연현상이지만 인위적인 기후 위기로 인해 그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어떤 지역은 심한 가뭄과 갑작스러운 폭우가 번갈아 닥쳐 산사태 위험이 높아지는 등 연쇄효과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나이지리아의 홍수 피해는 토지 관리가 부실한데다 정부가 사회 기반시설 투자를 소홀히 하는 등 재난 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아데다몰라 오군세산 나이지리아 자연보호재단의 프로젝트 매니저는 "이번 홍수는 상당 부분 평야 지대 관리 부실과 정부의 안일한 대응 때문"이라며 "조기경보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우왕좌왕했고, 주민 소개와 대피 절차에 대한 분명한 지침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극심한 물난리를 겪은 파키스탄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자연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했고, 자연은 파괴적인 방법으로 반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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