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 1위' 日무라타 사장, 인터뷰서 우려 드러내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글로벌 1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업체로 애플 아이폰 부품 공급사인 일본 무라타제작소의 나카지마 노리오 사장이 내년에도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와 같이 둔화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기 악화에 따른 수요 둔화가 내년에도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나카지마 사장은 20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소한 2022회계연도에는 (시장 상황을 반전할) 모멘텀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며 상황이 그 다음에도 긍정적이진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소비자 가전 수요가 급격히 줄고 이에 중국 제조업체들의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시장이 얼어붙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소비자들이 만약 경제가 조금 더 좋은 상황이면 약간이라도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해 새 핸드폰을 사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걱정하는 건 사람들이 핸드폰 업그레이드에 더 오래 기다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라타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도와주는 부품인 MLCC를 주 제품으로 하는 일본 업체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휴대폰, PC, 자동차 등 대부분의 전자제품이 들어간다. MLCC 시장의 3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무라타는 아이폰에 이를 납품하고 있다.
무라타는 2021회계연도 당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된 제품 수가 13억6000만개라고 추정하면서, 2022회계연도에는 이 규모가 12억개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나카지마 사장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본국 밖에서 열심히 제품을 팔려고 했지만 지적재산권 침해를 포함한 여러 이유로 인도 등의 소비자들이 중국 스마트폰을 기피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나카지마 사장은 일본의 엔저 현상이 무라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 안도했다. 무라타는 제품 65%를 일본에서 생산한 뒤 90% 이상을 해외에 판매하고 있어 엔화 가치 하락으로 해외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서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카지마 사장은 "엔화 약세가 실적을 좋게끔 보이게 해 우리로 하여금 숨 쉴 수 있게 해준다"면서 "다만 환율에 따른 영향은 수요를 약하게 해 공장 가동률 자체를 떨어트릴 수 있어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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