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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왜 눈치 봐야” vs “카페가 공부하는 곳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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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 “4인석 차지하고 테이블 회전율도 느려” 불만
아르바이트생 “근무강도 낮다”, 학생 “집중 더 잘 된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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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화영 인턴기자] 지난 6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방금 카페에서 여자한테 쪽지 받았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충북 청주에 거주하는 글쓴이는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한 여성이 다가와 "죄송한데, 이야기 계속하실 거면 1층으로 내려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집중이 안 돼요"라고 적힌 쪽지를 건넸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스터디 카페 놔두고 프랜차이즈 카페 왔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른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이 일반화됐지만,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카페가 '공부하라고 있는 장소'만은 아니기 때문에 조용히 해달라는 행동은 선을 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카공족들은 커피 가격에 자릿값도 포함돼 있고 다른 손님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공부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다고 주장한다.

점주들은 카공족을 선호하지 않았다. 2년째 프렌차이즈 카페를 운영 중인 A씨는 "1인석 좌석이 있지만, 노트북과 짐을 놔둬야 한다는 이유로 4인석에 앉아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저렴한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온종일 있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카페 점주들은 지자체에 "이용 제한을 적용해 달라"는 민원을 내기도 했다.


아르바이트생 역시 '다인석 차지로 컴플레인이 들어와서' '장시간 사석화로 컴플레인이 들어와서' 등의 이유를 답하며 카공족을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빙수 가게에서 약 1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한 B씨는 "가장 바쁜 여름에 계속 앉아 있는 손님이 있었다"고 말했다. B씨는 "종일 있다가 저녁 시간이 되니 갑자기 가방에서 김밥을 꺼내 먹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대학생 8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알바생 10명 중 8명이 카공족에 대해 '긍정적이다'라고 답했다. 사진=알바천국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대학생 8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알바생 10명 중 8명이 카공족에 대해 '긍정적이다'라고 답했다. 사진=알바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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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부 아르바이트생과 손님은 '카공'에 대해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대학생 8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3%의 대학생이 카페에서 공부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카페에서 공부할 때 평균 2시간 40분 정도 머물며 1인당 하나의 음료를 시키는 경우가 93.5%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부 공간으로 카페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음료·음식을 섭취하며 공부하고 싶어서'가 55.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집중이 더 잘 되는 느낌이 들어서(32.8%) ▲노트북·태블릿PC 등 기기 사용이 용이해서(30.5%)가 뒤를 이었다.


실제로 카페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이론적 근거가 있다. '커피하우스 이펙트'는 자신이 관찰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자신의 행동을 바꾸거나 작업 능률이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카페에서 공부하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의식하고, 그들에게 모범이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공부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대학생 중 카페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312명 중 88.8%가 카공족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카공족 손님이 다른 손님보다 상대적으로 '근무 강도가 낮다'고 말했다. '알바생에게 업무적 요구가 적어서'가 59.9%로 가장 많았고 '카공족이 장시간 자리를 차지하면 알바생이 덜 바쁘기 때문에'가 40.4%를 차지했다.


카공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하든 손님의 자유이고, 시끄럽게 하는 일부 손님의 문제라고 말한다. 대학가 주변 카페는 매출의 대부분을 카공족이 차지하기도 해서 카공족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점주와 손님들은 성숙한 카공 문화 정착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1인 1메뉴' 등 카페에서 기본적인 에티켓을 준수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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