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는 이미 현실, 문제는 식량위기
자원 회복력 없이 식량위기 막을 수 없어
기후 정책 뒷전인 정부와 국회

[빵굽는 타자기] 기후위기가 초래할 식량위기, 밥상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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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기후는 이미 변했다. 최근 코로나19의 습격, 매년 늘어나는 폭염, 태풍, 홍수 등 재난의 피해가 심상치 않은 수준이라는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우리의 일상 하나하나를 바꿔나가야 할 필요성에 대해 체감하지 못한다. 어쩌면 알면서도 외면하고 싶은 진실일지 모른다.


한국정밀농업연구소 소장인 저자는 기후 변화에 안일하게 대처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강력한 ‘한 방’을 제시한다. 기후 변화가 가장 먼저 우리의 밥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고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식량 생산량은 3~7%가 줄어든다고 한다. 지구의 온도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식량 위기 역시 필연적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역사상 가뭄으로 인한 기근에 처한 문명은 멸망을 피하기 어려웠다.

결국 인류의 미래 지속가능성에는 ‘기후변화에도 우리가 충분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현재의 농업기술로는 100억명의 인구를 먹여 살리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농업 생산을 늘리기 위해 질소비료 등의 화학물을 사용할수록 수질오염이 심해지고 생물의 종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자연 생태계는 회복력을 상실하면서 식량 위기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원 회복력을 복원할 방법을 찾지 않고서는 식량 위기를 막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식량 위기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탄소중립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장 대한민국의 전망은 어둡다. 우리나라 역시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 달성과 기후 복원을 약속했지만, 현실에서 이를 구현하려는 노력은 미흡하다.

일례로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탈원전 백지화'를 내걸었다.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저탄소 에너지원인 원자력의 지속적 이용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원전을 확대할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실제 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신재생 관련 예산을 2조5000억원가량 감축했다. 사실상 '탈탄소'를 향한 세계적 추세에 반하는 기조다.


정치권 역시 여전히 기후 정책에 무관심하다. 4~5년마다 치러지는 선거에서 기후변화와 같은 거시적인 의제는 표심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정기국회가 시작됐지만 여야 간 쟁점 사안에만 매진할 뿐 기후 변화 대책을 논하는 정치인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대선, 지선에서도 여야는 집값, 검찰개혁 등의 이슈를 두고 충돌했을 뿐 환경 의제는 뒷전이 됐다.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오히려 시민들이었다. 지난달 시청 인근에서 열린 기후정의행진에는 2만명이라는 대규모 군중이 모여들었다. 답보하는 정치권을 향해 시민들이 발 벗고 나서 "이대로는 살 수 없다"고 외친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스타벅스 종이빨대'만으로 지구 온도를 낮출 수 없으리라고 말한다. 국가 차원의 제도적 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다.


머지않은 미래에 지구의 온도는 더욱 상승할 것이다. 그 속도를 늦추지 못한다면 인류의 다수는 당장 내일 먹을 음식이 없어 굶어 죽게 될지도 모른다. 과연 우리 사회는 준비돼 있는가. 여전히 '기후 정의'가 환경적 구호에만 그치고 있진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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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위기 대한민국 | 남재작 | 웨일북스 | 340쪽 | 1만8500원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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