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21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민속악단 정기공연
김용배 명인 등 초창기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사물놀이 재현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신들린 상쇠와 담백한 장단이 어우러졌던 40년 전 사물놀이가 다시 관객에 재현된다.
국립국악원은 오는 20일과 21일 민속악단의 정기공연 ‘원작을 점고하다’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선보인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민속악단 연희부의 단독 공연으로 진행된다.
국립국악원은 1983년 ‘신들린 상쇠’로 손꼽힌 김용배(1952~1986)의 민속악단 영입을 시작으로 1984년 전수덕, 방승환, 박은하 등 네 명의 연주자들로 구성한 사물놀이 공연을 국립국악원에서 처음 선보였다. 이 공연은 이후 사물놀이를 새로운 공연 형태로 자리잡는데 초석이 됐다.
이번 공연은 초기 국립국악원 사물놀이 단원들이 연행했던 가락과 연주형태를 중심으로 ‘설장구, 호남우도굿, 웃다리풍물, 판굿’ 등의 작품을 되살려 구성했다. 당시 원로들과 오랜 시간 함께 활동했던 남기문 세한대 연희학과 교수가 음악 구성과 지도를 맡았다. 남기문 교수는 이번 공연에서 화려함보다 완만하면서도 담백한 장단과 가락이 특징이었던 당시의 음악적 색채를 덧입힐 예정이다.
공연 첫 순서인 ‘설장구’에서는 김용배가 4명의 장구 연주로 구성한 작품을 8명으로 확대해 선명하고 풍성한 장구 가락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게 꾸몄다. ‘호남우도가락’에서는 정읍농악가락에 호남우도가락을 첨가해 장구로 연주할 수 있는 장단의 화려함을 구현했다.
‘웃다리·영남가락’은 웃다리농악가락과 영남농악가락 중 ‘별달거리’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김용배가 남사당에서 연주했던 화려한 웃다리가락에 안정감 있는 영남가락을 보완함으로써 북가락 위를 넘나드는 장구가락의 다채로움을 새롭게 선사한다.
영상·소리 퍼포먼스로 마련한 ‘경의를 표하다’는 신들린 상쇠로 짧은 삶을 살았던 김용배의 예술혼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김윤배의 장시집 ‘저, 미치도록, 환한 사내’의 내용을 지기학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이 재구성하고 민속악단 단원 채수현이 작창해 만든 무대다. 명인의 예술적 세계와 정신을 이어받고자 그 의미를 살려 구성한 작품이다.
마지막 ‘선반·뒤풀이 판굿’은 민속악단 초창기 4명의 단원으로 구성해 절제미를 드러냈던 판굿을 재현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12명의 단원이 개인 기량을 중심으로 객원 18명과 함께 신명나는 판굿으로 선보인다. 창단 초기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예술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으로 오늘날까지 판굿을 전승했던 과정을 기억하며 밝은 미래를 기원하는 무대로 공연의 끝을 장식할 예정이다.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1984년 초창기 사물놀이의 형태와 가락을 기억하고 되살리는 공연을 통해 선배들이 남긴 음악적 자산과 정신을 돌아보고 민속악단의 정체성과 미래의 전통으로 이어가기 위해 공연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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