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유행에 수요 급증 … 일부 약국 감기약 재고 부족
업계, 제약사 한정되고 한시적 유행에 공장 증설 어려워
[아시아경제 이계화 인턴기자] 30대 주부 이모씨는 "요즘 날씨가 추워지면서 주변에 감기 걸린 사람이 많다"며 "독감까지 유행해서 감기약 품귀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약국에서 감기약 재고가 벌써 부족하다고 해서 감기약을 이것저것 종류별로 미리 사놨다"고 덧붙였다.
18일 올 가을 첫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일교차가 커지면서 독감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멀티데믹(코로나19와 호흡기 감염병 동시 유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지난 3월 감기약 품귀 현상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9월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최근 급성호흡기 질환 환자 수도 증가 추세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1주차(10월2~8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독감) 의사환자 분율(의심환자 수)은 7.0명으로 전주(7.1명)에 이어 2주 연속 7명대를 기록했다.
또 메타뉴모바이러스·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리노바이러스 등 급성호흡기 감염병으로 입원한 국내 환자는 38주차(9월11~17일) 847명, 39주차 896명, 40주차 992명에 이어 41주차엔 1000명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입원환자 471명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많은 수치다.
올해 감기약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며 약국과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어서다. 방역 당국과 의료계를 중심으로 독감을 비롯한 호흡기 감염병이 올해 겨울 코로나19와 동시 유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약 업계에 따르면 감기약의 수급 부족 현상은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올해 초 오미크론 유행으로 재택치료가 일반화되면서 감기약 대란으로 곳곳에서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업계는 수요 증가에 대비해 공장 가동을 최대화하고, 원료 확보 등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제약업계에서 생산할 수 있는 감기약이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약업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감기약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증산체제에 돌입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감기약 품귀 현상의 원인으로 수요 급증을 꼽는다. 감기약을 판매하는 제약사는 한정돼 있고,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수요가 늘어나면 품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시적 유행 때문에 공장을 증설하기도 어렵고, 증설하더라도 당장 가동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식약처는 감기약 생산 독려를 위해 규제를 완화한다. 해열진통제 주성분을 복수 인정하고, 조제용 감기약 소량 포장 의무를 해제한다. 지난 7일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국정감사에서 감기약 수급 불안정과 관련해 "식약처에서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계화 인턴기자 withk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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