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금속 비축일원화 수년째 지체
핵심광물 체계적 관리 구멍 우려
이관비용 최대 1200억…내년 100억↓
이종욱 조달청장, 군산 비축기지 찾아 공급망 관리실태 점검 (군산=연합뉴스) 이종욱 조달청장(왼쪽)이 26일 전북 군산시에 있는 정부 비축기지를 방문해 원자재 비축과 수급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2022.5.26 [조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소재 핵심 원자재인 리튬 비축량을 목표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2일치 수준으로 3년간 방치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추진 중인 희소금속 비축일원화 작업이 수년째 지체되면서 일부 핵심 광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에 구멍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13일 조달청과 한국광해광업공단이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보유한 리튬 비축일수는 지난달 기준 12.3일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가 목표한 리튬 비축일수(최대 55일) 대비 22.4%에 불과한 최저치다. 최근 5년간 정부의 리튬 비축일수 현황을 보면 2017년 19.1일에서 2018년 17.2일, 2019년 12.3일로 감소한 후 현재까지 부족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비축일수는 비축(재고)량을 목표비축량으로 나눈 후 이를 목표일수만큼 곱해서 산출한다. 이를 대입할 경우 정부의 리튬 목표비축량은 약 2600t, 실제 비축량은 580t 규모로 4배 이상 부족한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리튬 목표비축량에 한참 미달한 채 장기간 방치해온 원인으로 2019년 6월 희소금속 비축일원화 작업이 지목된다. 당시 정부는 ‘금속자원비축제도 개선방안’을 추진하면서 기획재정부 산하 조달청이 보유한 희소금속 9종(실리콘·코발트·바나듐·리튬·스트론튬·망간·인듐·비스무스·탄타륨)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광해광업공단에 이관키로 합의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리튬의 신규 비축 확대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막대한 이관 비용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조달청으로부터 희소금속 9종 전량을 이관하는 데 필요한 예산 추정액은 최대 1200억원에 달한다. 공단은 올해 이관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데 이어 내년 코발트 확보에 필요한 예산 100억원 규모를 신청한 게 전부다. 전문가들은 미래 핵심 소재로 중요성이 커지는 리튬의 정부 비축량이 장기간 부족할 경우 자칫 원자재 수급이 열악한 중소·중견 기업에 돌아갈 광물 대여 혜택이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캐나다·호주·칠레 등 광물 부국을 중심으로 공급망 협력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칠레를 방문해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과 리튬 등 주요광물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이창양 산업부 장관 역시 전날 호주 장관 및 현지 기업들을 만나 투자 및 교역 활성화에 나섰다.
광해광업공단 관계자는 "내년도 이관 예산 신청액은 아직 최종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라며 "향후 이관예산 확보 및 국내 산업 중요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 이관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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