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황두열 기자] 양산에서 발견되고 양산의 이름을 딴 세계 유일의 신종 도롱뇽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해 멸종위기에 처했다.
도롱뇽의 학명은 ‘양산꼬리치레도롱뇽’으로 이 도롱뇽을 보호하기 위해 양산시의회 최복춘 의원은 지난 11일 시의회 3층 특별위원회실에서 ‘양산꼬리치레도롱뇽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최 의원은 행사를 주최하고 사회를 맡았으며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과 사송 고리도롱뇽 서식처 보존 시민대책위원회가 행사를 주관했다.
국제심포지엄에는 중국 난징임업대 ‘아마엘 볼체’ 교수가 실시간 영상 회의로 참석했으며 부산대학교 홍석환 교수, 김해양산 환경운동연합 사공혜선 활동가, 시민대책위원회 강호열 대표, 경남 시민환경연구소 임희자 실장, 경남 양서류네트워크 김합수 활동가 등 많은 관계자와 시민이 참석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사송 도롱뇽들이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도롱뇽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 도롱뇽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다뤄졌다.
지역 환경단체에 따르면 현재 사송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의해 31개의 임시산란터를 조성했지만, 임시산란터들의 물이 메마르거나 1m의 낙차공, 바닥의 돌을 묶어둔 철망, 급격한 경사 등으로 인해 임시산란터로서 적합하지 않다.
주제 발표를 한 사공혜선 활동가는 “도롱뇽을 위한 환경이 제대로 조성된 임시산란터가 없는 상황이다”며 “LH와 양산시는 서로 책임을 넘기며 녹지 내에 제대로 된 서식지를 조성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공혜선 활동가는 “우리가 사송 지역에 만들려는 것은 사람들에게 해로운 것이 아니며 공사를 방해하려는 것도 아니다”며 “어렵지 않고 불가능한 일이 아니니 함께 살아갈 길을 찾아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송 지역에는 고리도롱뇽과 양산꼬리치레도롱뇽 등 2종류의 도롱뇽이 살고 있다. 고리도롱뇽은 멸종위기종 2급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EN) 등급이다.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은 2014년 서울대학교 수의대 연구팀에 의해 첫 발견 됐으며 한국 꼬리치레도롱뇽과는 다른 독립된 종으로 밝혀졌다.
중국 난징임업대 아마엘 볼체 교수는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은 종이 등록된 기간이 길지 않아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IUCN 적색목록 위급(CR) 등급으로 분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마엘 볼체 교수는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의 대체서식지가 빨리 정해지지 않을 경우 빠르면 이번 가을에 멸종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며 “시가 직접 나서서 적절한 보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이 종에 대해 알기도 전에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심포지엄을 주최한 최복춘 시의원은 “신종 도롱뇽이 양산에서 발견된 것은 지역의 생태계가 아직 살아있다는 좋은 징조”라며 “이번 심포지엄이 ‘천성산 도롱뇽’으로 상징되는 환경 투쟁이 아니라 민관이 모두 힘을 합쳐 지역의 생태환경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은 폐가 없이 피부로 숨 쉬며 빠르게 흐르는 깨끗한 물과 방해받지 않는 서식지가 필요하다.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의 유생은 변태하기까지 2∼3년이 걸리며 성체까지 성장하는 것도 몇 년이 걸린다.
사송 지역은 2007년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돼 동면 내송과 외송·사송리 일대 276만㎡ 부지에 사송신도시가 조성되고 있다
영남취재본부 황두열 기자 bsb03296@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중국보다 더 무섭다…판교에서 삼성·SK 인재 빼낼...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